[스포츠조선 이정혁 기자]"밥 해주려고 결혼했나요?"
'뜨거운 물 설거지'로 연휴 끝 게시판이 뜨겁다. 댓글이 400여개 넘게 달리는 카페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문제의 발언은 가수 박현빈의 어머니가 최근 MBN 예능 프로그램 '속풀이쇼 동치미'에서 며느리에 대한 칭찬과 아쉬운 점을 언급하면서 나온 것.
최근 방송에서 박현빈의 모친 정성을 씨는 '며늘아, 살림도 하나 안 배워왔니?'라는 주제로 대화를 나누면서 결혼 10년차인 며느리의 살림살이에 대해 말했다.
그중 첫번째 맘카페를 대동단결 본노하게 하는 대목은 아들 밥을 위해 며느리 회사를 그만 두게 했다는 것.
"결혼 초 며느리가 직장에 다니더라. 직장에 다니면 아들은 연예인이라 불규칙하지 않나"라고 10년 전 아들 부부의 신혼 초기를 떠올린 정성을 씨는 "'(아들이) '밥을 한 끼도 못 얻어먹겠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며느리에게 '그만두고 살림만 하면 어떨까'라고 하니 완전 순종파인 거다. 그날로 그만뒀다"고 했다. 이어 "내가 오히려 깜짝 놀랐다. 내 말 한마디에 바로 퇴사를 한 거다. 내가 하는 말을 너무 잘 듣겠구나 싶더라"라고 말했다.
또 이어지는 '전업주무 슈퍼우먼론'에도 불만의 댓글이 터져나오고 있다.
"지금도 손이 너무 느리다"고 말한 정성을 씨는 "며느리가 살림을 너무 잘한다. 그러니까 아들이 밥을 더 못 얻어먹는 거다"며 "전업주부는 손이 빠르고 모든 일을 척척 해낸다. 일도 하고 애 키우고 살림도 하고 부모도 섬기지 않나. 그런데 며느리가 다른 살림을 챙기느라 밥을 안 차리는 거다"라고 설명했다.
아들의 밥에 대한 걱정을 끝이 없었다. 정씨는 "며느리가 아이들 밥만 만들고 아들 밥은 안 만든다"며 "아들한테 '밥은 얻어먹니?'라고 물어봤다. '엄마, 걱정하지 마. 안 해주면 내가 해 먹으면 되지. 엄마는 별 걸 다 신경 쓰네'라고 하더라"면서 속상해했다.
'살림은 며느리 몫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도 "예전에는 '잘하는 사람이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면서도 "시어머니 입장이 되니까 생각이 바뀌더라. 우리 며느리는 전업주부다. 당연히 며느리가 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고 답했다. 심지어 "아들이 한밤 중에 우리 집에 올 때가 있다"며 "'며느리는 뭐하길래 여기 왔느냐'고 하니 '애들이랑 잠 들었다'고 하더라. 아무리 늦게 들어와도 전업주부인데 밥은 줘야 되는 거 아니냐"고 했다.
여기에 화룡점정, 분노의 댓글을 폭발시킨 정씨의 발언은 '온수 설거지'에 대한 불만.
정성을 씨는 "하루는 아들 집에 식사를 하러 갔는데, 주방에서 갑자기 스팀기 틀어놓은 거처럼 연기가 나더라. 보니까 싱크대에 연기가 꽉 찼더라. 뜨거운 물에 그릇을 튀기듯이 설거지를 하고 있었던 것"이라며 "뜨거운 물로 닦아야 뽀도독 깨끗해진다고 생각한 거다. 그 모습을 보며 '1년 365일 삼시세끼를 저렇게 뜨거운 물을 틀어놓으면 관리비가 어떻게 되겠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이 돈 잘 벌어다 주니까 돈 걱정은 안 하나' 싶었다는고 말로 다른 출연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심지어 정성을은 이 같은 설거지 습관을 사돈에게 말하기까지 했다고. "참다가 나도 모르게 사돈한테 그 얘기를 한 거다. 엄마한테 그렇게 얘기하면 달라질 줄 알았지만 현재 결혼 10년 차인데도 하나도 안 바뀌었다"며 "그래서 오늘 그 얘기를 하는 거다. 혹시 방송에서 얘기하면 바뀌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이에 "나도 온수로 설거지하는데" "겨울엔 특히 뜨거운 물로 해야 기름기도 잘 빠지고 좋은데 왜 그럴까" "아들이 벌어오는 돈이나 축내는 취급을 하는 듯하다"는 분노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이가운데 하필 명절 앞두고 이런 내용을 내보낸 제작진의 의도를 지적하는 의견도 눈길을 끈다. "하필 주부들의 명절 스트레스가 하늘을 찌를 때 아니냐" "다른 타이밍이라면 아들 걱정이 유난한 어머니 마음으로 넘길 수도 있을텐데, 방송 내보낸 시기가 자극적인 화제성을 노린 것 아닐까"라는 반응도 나왔다.
한편 박현빈은 2015년 한국무용을 전공한 김주희 씨와 결혼, 1남1녀를 뒀다.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