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스캠 현장인터뷰]'다시 고등학생이 된 것 같다' 버팀목 가세가 즐거운 FA 3년차 포수, '나'가 아닌 팀을 위해

[멜버른(호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매일 마사지를 해주는데, 계속 누워 있는다(웃음)."

한화 이글스 포수 최재훈(35)은 호주 스프링캠프에서 '2인자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2년 선배 이재원(36)이 새롭게 가세하면서 그려진 풍경. 싫지만은 않은 눈치다. 최재훈은 "내가 고1 때 (이)재원이형이 고3이었다. 우리 팀에 온 뒤 워밍업 때마다 몸도 풀어주고, 때때로 마사지도 해준다. 그런데 '너무 시원하다'고 계속 누워 있는다"며 "다시 고교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라고 껄껄 웃었다.

'고참'의 무게를 절실히 느낀 최재훈이었다. 2017년 두산 베어스에서 한화 이글스로 유니폼을 바꿔 입은 뒤부터 고대하던 '1번 포수' 역할을 맡아왔다. 하지만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는 것 뿐만 아니라 뒤를 받쳐줄 어린 포수들을 이끌어가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1번 포수'의 무게감을 새롭게 가세한 이재원과 분담할 수 있게 됐다. 최재훈은 "(이재원이 가세하면서) 심적으로 편안해졌다. 재원이형에게 배울 점도 많다. 나 뿐만 아니라 후배들도 배울 수 있으니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2021시즌을 마친 뒤 한화와 5년 최대 54억원에 계약한 최재훈. 계약 첫 해 114경기 타율 2할2푼3리, 지난해엔 2할4푼8리를 기록했다. 수비가 주 임무인 포수 자리에서 공격까지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공수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FA 계약을 따낸 그이기에 지난 2년 간의 활약에 '만족'이란 단어를 붙이긴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최재훈은 "지난 두 시즌 간 타격 지표가 많이 떨어졌다. 2년 동안 안 좋은 시기도 있었고, 구단이 좋은 조건을 제시해줬고 팬들의 기대도 컸는데, 그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그는 "원래 공을 많이 보는 스타일인데, (채)은성이가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치라'는 조언을 해줬다. 그 부분에서 많이 바뀌려 하고 있다"며 "연습경기부터 시도해보면서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부분을 해보려 한다"고 밝혔다.

올 시즌에도 한화 마운드엔 적지 않은 젊은 투수들이 포진해 있다. 토종 에이스로 거듭난 문동주를 비롯해 2년차에 접어들며 제구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김서현, 새롭게 가세한 신인 황준서와 비시즌 기간 '류현진 스쿨'을 거치면서 발전한 남지민 김기중 등 수많은 선수들이 최재훈과 호흡을 맞춘다. 최재훈은 "후배들을 이끌어가는 입장에서 할 게 많아졌다. 내 것만 하기보다 어린 선수도 이끌어 가야 하는 자리"라며 "내가 잘 해야 다른 선수들도 올라갈 수 있고, 그래야 팀도 더 강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느덧 FA계약의 반환점에 도달한 시즌,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공수 역할과 잔부상 속에서도 최선을 다했던 그이기에 성공에 대한 열망은 누구보다 간절할 수밖에 없다. 그 중심엔 한화의 비상이라는 가장 큰 목표가 자리 잡고 있다.

멜버른(호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