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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가 부활' 용인대, 이장관 전 감독 그림자 드디어 지웠다! '속도 축구'로 새 트렌드 예고'

[통영=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용인대가 대학 축구 '명가 부활'을 예고했다. K리그로 옮긴 이장관 전 감독의 그림자에서 드디어 벗어났다. 박준홍 감독(46)이 이끄는 용인대는 20일 경상남도 통영시 통영공설운동장에서 열린 '약속의 땅 통영 제20회 1, 2학년 대학축구대회' 결승서 상지대를 승부차기(5대4) 끝에 제압했다. 연장 120분까지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지만 용인대의 막판 집중력이 빛났다.

박 감독은 사실 어깨가 무거워 보였다. 전임 이장관 감독이 용인대를 대학 최강 수준으로 끌어올린 뒤 프로로 떠났다. 2022년, 이 감독은 전남 드래곤즈 사령탑으로 영전했다. 수석코치였던 박 감독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당장 용인대는 2020년과 2021년 이 대회 2연패를 달성한 팀이었다. 공교롭게도 박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타이틀 가뭄에 빠졌다. 3년차에 돌입하는 2024시즌은 반드시 결과물이 필요했다.

하지만 박 감독은 초조하지 않았다. 박준홍 감독은 "이 감독님과 비교가 되면서 많은 분들이 걱정을 하셨다. 학교에서도 우려가 컸다. 하지만 내가 감독을 맡았을 때에도 경기력은 좋았다. 그래서 언젠가는 올라간다고 믿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용인대는 이를 승리로 입증했다. 우승후보군으로 평가된 호원대, 아주대, 건국대를 각각 16강, 8강, 4강에서 차례로 제압했다. 결승에서 상지대를 누르고 3년 만에 왕좌를 탈환했다. 박 감독은 부임 후 첫 우승이었다. 박 감독은 "내가 감독을 맡고 처음으로 전국대회에서 결승까지 와서 우승했다. 선수들에게 공을 돌린다. 총장님 이하 학교 관계자 및 구성원, 재단 분들께 감사하다. 무엇보다 우리 선수들이 고생했다. 고맙다"라며 자신을 낮췄다.

결승전이 생각대로 풀렸던 것은 아니었다. 용인대는 시종일관 경기를 주도했지만 결정타를 터뜨리지 못했다. 전반 34분에 선제골을 넣은 뒤 불안한 리드를 유지했다. 오히려 전반 내내 웅크렸던 상지대가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발톱을 드러냈다. 결국 72분 상지대가 동점골을 넣었다. 연장에 돌입해서는 처지가 뒤바뀌었다. 용인대가 수세에 몰렸다.

박 감독은 "시간이 흐를수록 준비가 미흡했던 부분들이 드러나서 힘들었다. 후반전에 힘이 떨어지면서 문제가 생겼다. 내가 선수들을 많이 다그치는 스타일이다. 교체로 들어간 선수들을 향해서 소리를 많이 쳤다. 더 뛰어주길 바라서 그랬다. 이해해 줄 것이라 믿는다"라며 웃었다.

용인대는 연장전 상지대의 파상공세를 버텨냈다.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박 감독은 승부차기를 앞두고 "지금까지 잘 해왔기 때문에 이것도 너희들이 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마무리를 잘하자고 이야기했다"라고 선수들에게 마지막 메시지를 전했다. 용인대는 5번 키커까지 단 한 명도 실축하지 않았다.

박 감독과 신동근 코치는 대회 최우수지도자상을 수상했다. 박 감독은 "2024년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올해 키워드는 '속도'라고 이야기했다. 우리 템포를 더 빠르게 가져가야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다. 지금보다 더 나은 축구를 하려면 속도를 더욱 강조해야 될 것 같다"라며 또 한 단계 진화를 예고했다.

통영=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