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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님 잘못 아닌 내가 문제였다' 2G 부진했던 영건, 실패 속에 배운 교훈..돌아온 가장 강력한 신인왕 후보

[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신인왕 후보 NC 다이노스 이용준(21)이 2경기 연속 호투로 반등에 성공했다. 이용준은 7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시즌 7차전에 선발 등판, 5이닝 7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4대0 승리를 이끌며 시즌 3승(2패)째를 수확했다. 동료 야수와 불펜 도움 속에 지난 4월29일 한화전 이후 39일 만의 승리 추가.

98구 중 절반이 넘는 53구를 던진 직구 최고 구속은 148㎞. 31구를 던진 슬라이더를 중심으로 커브(8구)와 체인지업(6구)을 섞어 던졌다.

숱한 위기가 있었지만 어린 선수 답지 않은 오히려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선보이며 실점을 막았다.

"오늘은 타자들을 그냥 치게 하자는 마음으로 올라왔어요. 안 좋았던 최근 2경기를 돌아보니 다 실점은 볼넷이 화근이 됐더라고요. 거기에 초점을 맞춰 연습도 꾸준히 하고 생각을 하면서 던졌습니다."

1회 2사 후 김현준 안타와 강민호 타구 때 내야 실책으로 1,3루 위기에서 피렐라를 내야땅볼 처리했다. 2회 삼자범퇴. 선두타자 오재일의 우중간 2루타성 타구를 슬라이딩 캐치한 우익수 손아섭의 호수비 도움이 있었다.

3회도 1사 후 김지찬 김동엽 연속 안타로 1사 1,3루 위기에서 김현준을 삼진, 강민호를 뜬공 처리했다.

4회도 2사 후 이재현 김태군 연속 안타로 1,3루 위기를 맞았지만 김호재를 파울플라이로 막아냈다.

5회 1사 후 김동엽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김현준의 2루 직선타 때 1루주자가 귀루하지 못하며 더블아웃. 2-0 리드를 잡은 6회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이용준은 선두 강민호에게 안타, 피렐라에게 볼넷으로 무사 1,2루를 내준 채 오재일 타석에서 좌완 김영규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김영규는 오재일을 2루 땅볼, 이재현을 3루 병살타로 막아내며 이용준의 실점을 막았다.

올시즌 6경기에서 승승장구 하며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떠오른 이용준. 생소한 얼굴이지만 그는 준비된 선발 자원이었다. 지난해 C팀에서 78이닝, 1군에서 22이닝으로 100이닝을 소화하며 쌓은 경험이 큰 힘이 되고 있다.

"작년에 1군에서 배운 것도 많지만 C팀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돌면서 정말 많은 걸 배웠다고 생각해요. 루틴이나 무너지고 난 다음 경기 때 어떻게 해야 할지 이런 것도 많이 느꼈어요. 많은 공부를 했고, 올해는 김수경 코치님하고 얘기를 많이 하면서 좋아진 것 같아요."

열린 마음과 영건 답지 않은 차분함. 실패 속에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던 비결이다.

"좋을 때 늘 혼자 하려고 하다 보면 다음 경기가 안 좋아지더라고요. 코치님, 감독님 모두 팀을 믿고, 뒤에 선수들, 형들 많은데 굳이 저 혼자 막 싸운다고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임해요. 컨디션 안 좋을 때도 있기 때문에 뒤에 형들과 선배님들 믿고 그냥 칠테면 쳐라 이런 식으로 던지니 더 더 좋아진 것 같아요."

약관의 선수답지 않은 깊은 생각의 소유자. 미래가 더욱 기대된다. 이용준은 지난 19일 삼성전, 25일 롯데전에서 2경기 연속 조기 강판하며 우려를 자아냈다.

하지만 체력이 아닌 볼 배합의 문제였다. 명 포수 출신 NC 강인권 감독의 조언 속에 체인지업 비중을 줄이고, 주무기인 슬라이더 비중을 높이면서 정상궤도를 회복했다. 당시 강 감독은 선배 포수 박세혁의 볼배합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세혁 선배님은 제가 계속 슬라이더를 던지다 보니까 패턴을 한 번 바꾸려고 한 것이었고, 제가 거기서 잘 던졌으면은 괜찮았는데 제가 부족했던 면이 많아 안 좋았기 때문이죠. 절대 세혁 선배님 탓은 아니에요. 저도 그 두 경기는 솔직히 쓸데 없이 과한 욕심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2경기 실패 이후에 초반에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던지던 대로 던지자 하는 마음가짐으로 돌아가고 난 후부터 좀 나아진 것 같아요."

지난달 31일 두산전 5이닝 2실점(1자책)에 이어 이날 5이닝 무실점으로 완벽한 반등을 알렸다. 구창모가 손목 쪽 굴곡근 미세파열로 잠시 빠져 있는 상황. 이용준의 반등은 NC의 지속가능한 상승세에 있어 반가운 소식이다.

게임을 거듭할 수록 원숙해지는 경기 운영능력과 구위에 마인드까지 갖춘 영건의 탄생. 현 시점에 단연 가장 유력한 신인왕 후보, 이용준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