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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에 이어 벤제마까지, '스포츠 워싱' 비판에도 멈추지 않는 사우디의 '오일 공세'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결국 카림 벤제마(36)의 선택은 사우디아라비아행이었다.

사우디 빅클럽 알 이티하드는 7일(이하 한국시각) 공식 채널을 통해 '새로운 슈퍼스타 벤제마를 소개한다. 알 이티하드에 온 것을 환영한다'고 발표했다. 벤제마가 든 유니폼 뒷면에는 계약기간을 뜻하는 '2026'이 쓰여 있었다. 벤제마는 "사우디는 좋은 리그이고, 좋은 선수들도 많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뛰고 있다. 난 유럽에서 그랬던 것처럼, 우승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연봉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보도를 종합하면 지난 1월 알 나스르로 이적한 호날두와 같은 2억유로(약 2800억원)로 추정된다.

벤제마는 4일 전격적으로 친정팀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 결별을 선언했다. 당초만 하더라도 레알 마드리드 잔류 쪽으로 가닥을 잡는 모습이었다. 사우디의 오퍼를 받은 벤제마는 "현실은 인터넷과 다르다"고 했다. 하지만 사우디의 계속된 물량 공세에 끝내 마음을 돌렸다. 황혼기에 접어든 벤제마 입장에서 거부하기 힘든 유혹이었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14년간 총 354골을 넣으며 25개의 트로피를 들어올렸던 '발롱도르 위너' 벤제마까지 사우디행 대열에 합류했다.

사우디는 세계 축구의 새 엘도라도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호날두가 알 나스르, 벤제마가 알 이티하드 유니폼을 입은데 이어, 세르히오 라모스, 위고 요리스, 루카 모드리치, 은골로 캉테,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 피에르 오바메양 등도 사우디의 오퍼를 받고 이적을 준비 중이거나, 고심 중이다.

2030년 월드컵 개최에 도전하는 사우디는 최근 2027년 아시안컵에 이어 2023년 클럽 월드컵 개최권을 따내는 등 '축구 키우기'에 집중하고 있다. 사우디는 사우디국부펀드(PIF)를 앞세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인수했고, 스타들을 품고 있다. '미스터 에브리싱'으로 불리는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스포츠를 중심으로 국제적 지위를 높이고 싶어한다.

인권 탄압국의 이미지를 씻어내기 위한 '스포츠 워싱'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들리지만, 사우디의 천문학적인 '오일머니'를 거스르기는 쉽지 않은 모양새다. 이미 살만 왕세자가 정점에 있는 PIF는 알 나스르, 알 힐랄, 알 이티하드, 알 아흘리의 지분 75%를 보유, 선수 영입 등과 관련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계획이다. 향후 더 많은 투자를 할 수 있는 여력을 마련한 셈이다.

정점은 역시 'GOAT' 리오넬 메시 영입이 될 전망이다. 알 힐랄은 파리생제르맹과 최근 계약이 만료된 메시를 연봉 4억유로로 흔들고 있다. 메시는 친정 FC바르셀로나 복귀와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진출, 그리고 사우디행 사이에서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사우디는 '세계 최고' 메시까지 데려와 '비전2030'의 정점을 찍겠다는 생각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