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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 서는 신인과 대체 외인 명품 투수전, 차이는 한끗에서 갈렸다[광주 리포트]

[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어느 정도 계산이 서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KIA 타이거즈 김종국 감독은 신인 투수 윤영철(19)을 이렇게 평가한다.

윤영철의 투구는 '신인'이란 꼬리표가 어색해 보일 정도다. 프로 데뷔전이었던 4월 15일 고척 키움전에서 3⅔이닝 5실점 뭇매를 맞은 이후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 5월 한 달간 5번의 등판을 모두 5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로 장식했다. 8경기 39⅔이닝 성적은 3승1패, 평균자책점 2.95.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29로 준수하다. 직구 구속은 140㎞ 안팎으로 광속구형과는 거리가 멀지만, 뛰어난 제구력과 담대함으로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찔러넣는 모습을 보인다. 김 감독은 "5이닝 3자책점 이하 투구만 해줘도 충분하다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올리는데, 팀의 기대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젠 마운드에 오르면 어느 정도 계산이 서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윤영철은 6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SSG 랜더스 외국인 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35)와 만났다. 에니 로메로의 대체 선수로 합류한 엘리아스는 KBO리그 두 경기에서 모두 5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펼쳤다. 지난 31일 삼성전에서 7이닝 3자책점의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QS+) 투구를 펼치고도 패전 투수에 됐지만, 팀이 가진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기엔 충분했다. SSG 김원형 감독은 "두 경기 모두 5이닝 이상 투구를 했고, 투구 수도 적절했다. 잘 적응해 나가는 느낌"이라며 "앞선 경기에서 던지는 모습은 충분히 만족스러웠다"고 평가했다.

이날 승부에서 두 투수는 팀의 바람대로 5이닝 이상 투구를 펼쳤다. 하지만 희비는 엇갈렸다.

윤영철은 첫 회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1회초 1사후 박성한 최 정에 연속 안타를 내준 뒤 기예르모 에레디아까지 볼넷 출루시켜 만들어진 만루 상황에서 하재훈이 친 빗맞은 타구를 중견수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잡지 못하면서 2실점했다. 윤영철은 이날 투구 수를 적절히 관리하면서 프로 데뷔 후 최다인 7이닝 투구(7이닝 5안타 1볼넷 2탈삼진 2실점)이자 첫 QS+ 달성에 성공했지만, 승리 요건 달성에 실패했다.

엘리아스는 4회말 KIA 선두 타자에 뿌린 몸쪽 높은 코스의 135㎞ 체인지업이 방망이에 걸려 홈런으로 연결되면서 1실점 했을 뿐, 추가실점 없이 6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7회말을 앞두고 KIA 벤치 요청에 의해 글러브 내 이물질 사용 여부를 검사 받은 뒤 연속 출루를 허용하며 흔들리는 듯 했지만, 기어이 실점 없이 이닝을 마치면서 포효했다. 두 투수 모두 팀의 계산대로 투구를 펼쳤지만, 결과는 달랐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