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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종이가 볼볼볼 한 것도 아니고…' 데뷔 16년만의 최악투, 27년차 원클럽맨은 어떻게 봤을까 [부산포커스]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상대가 잘 쳤다. 놓치질 않더라."

KBO 통산 다승 2위(162승)의 위업을 달성한지 5일. 데뷔 16년만의 난타를 당했다.

KIA 타이거즈 양현종은 2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2이닝 동안 만루홈런 포함 9안타 9실점으로 무너졌다.

2007년 데뷔 이래 한 경기(9실점), 한 이닝(7실점) 최다 실점이다. 양현종을 맹폭한 롯데 타자들조차 "어젠 정말 잘 쳤다"며 돌아볼 정도의 경기.

김종국 KIA 감독은 1996년 입단 이래 KIA(전신 포함)에서만 선수, 코치, 감독으로 27년째 몸담고 있는 원클럽맨이다. 투수는 아니지만, 양현종을 신인 시절부터 오랫동안 지켜봐왔다.

그런 사이이기에 말을 꺼내기가 더 어렵다. 김 감독은 3일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롯데가 잘 친 거라고 봐야한다. 현종이가 볼볼볼 한 것도 아니고, 어젠 롯데가 이공 저공 다 잘 쳤다. 어쩔 수 없다"며 허탈하게 웃었다.

"내가 뭔가 말해봤자 안 좋은 생각만 더 한다. 잊어버리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수밖에 없다."

양현종은 2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추가로 2실점한 뒤 교체됐다. 김 감독은 "바로 교체할까 생각도 했는데, 한 이닝 더 지켜볼까 했다. 투구수도 적었고…"라며 "선발 로테이션도 다시한번 고민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의도치 않게 젊은 투수들의 쇼케이스가 됐다. 황동하는 3이닝 3안타 1실점, 김재열은 1이닝 4안타 3실점, 곽도규는 1이닝 2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그나마 황동하가 3이닝을 잘 버티면서 KIA 불펜 운용에 숨통이 트였다.

"재열이하고 도규는 투구수가 너무 많았다. 동하는 그래도 본인 스타일대로 씩씩하게 던졌다. 스트라이크존을 잘 공략했다. 템포도 빨랐다. 그렇게 던져야 야수들도 집중력이 생긴다. 점수차는 많이 났지만, 동하가 3이닝을 잘 막아준게 고마웠다. 그렇지 못했으면 필승조까지 다 나가야했을지도 모르는 경기였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