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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수천 관중 모인 아주대 홈 개막전, 벚꽃과 함께 축구도 활짝 피었다

[수원=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벚꽃이 흐드러지던 3월의 마지막 날. 대학축구에 꽃이 활짝 피었다.

지난 3월 31일, 아주대학교와 경희대학교의 2023 KUSF 대학축구 U리그1 4권역 대결이 펼쳐진 아주대인조구장.

경기가 열린 축구장 3면 가득 팬들이 들어찼다. 아주대 홈경기 진행을 담당하는 축구부 프런트는 "지난해 개막전에는 1200~1300명이 왔다. 이번에는 최소 1700명으로 집계하고 있다. 지난해 홈경기 총 관중수는 4800명이었다"고 말했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경기장에 앉아있는 관중을 집계한 것이다. 이날 수업 때문에 중간에 이동한 관중, 혹은 중간에 합류한 관중을 포함하면 그 숫자는 훨씬 늘어난다.

이날 수천 관중을 모으기 위해 모두가 힘을 합쳤다. '왼발의 달인' 하석주 아주대 감독은 '일당백'을 해냈다. 김도훈 김병지 김태영 등 현역 시절 함께 뛰었던 동료들을 초청했다. 한국 축구의 레전드가 한 자리에 모이자 팬들은 사인과 사진을 요청하며 환호했다. 하 감독은 '예능 인맥'도 동원했다. 그는 예능프로그램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는 여성 풋살팀 FC원더우먼을 초대했다. 이들은 시축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아주대 축구부 프런트도 노력의 결실을 맺었다. 아주대는 지난 2015년 대학축구리그 최초로 프로구단의 '프런트' 개념을 도입했다. 홈경기 운영, 디자인, 홍보 등 분야를 세부적으로 나눠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홈 개막전에 맞춰 팬들을 위해 다양한 선물도 준비했다. 경기 중 허기를 달랠 수 있는 간단한 간식, 경기 뒤 행운권 추첨 등으로 즐거움을 더했다. 특히 올해는 처음으로 '시즌권'을 도입해 더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온라인에서 선착순 100명을 신청 받았다. 얼리버드 티켓이었다. 오픈한지 불과 4시간 만에 매진됐다. 기회를 놓친 팬들의 요구가 빗발쳤다. 결국 현장 판매로 진행하려던 2차 신청을 취소했다. 온라인으로만 시즌권 200명을 모았다. 이들에게는 에코백, 응원도구, 보틀 등 '한정판' 선물을 증정했다.

무엇보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지역사회와의 협력이었다. 이날 경기장에는 백발이 성성한 어르신들도 곳곳에 자리 잡아 경기를 지켜봤다. 인근 고등학교의 학생들도 삼삼오오 모여 축구를 봤다. 축구장 한쪽에는 아주대 축구부를 후원하는 지역 상점들의 현수막도 걸려있었다. '수원 연고' 수원 삼성의 응원가를 차용해 함께 부르기도 했다.

아주대 축구부 프런트는 "요즘 각 기업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발맞춰 준비했다. 대학축구라고 학우들만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더 나아가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 또한, 자연환경 보존을 위해 플라스틱 응원 도구를 유상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일각에서는 "대학축구의 위기"라는 말이 나온다. 환경, 경기력은 물론이고 U리그 홈경기에 대한 부담을 토로하는 학교도 있다. 그러나 아주대는 자체적으로 시스템을 만들어 모범적으로 홈경기를 치르고 있다.

경기는 홈 관중의 일방적 응원을 받은 아주대의 2대1 역전승으로 마무리됐다. 아주대는 전반 30분 상대에 선제골을 내줬다. 그러나 8분 뒤 동점골을 넣어 1-1 균형을 맞췄다. 후반 35분에는 조상혁의 결승골을 더해 승리를 완성했다.

경기 뒤 하 감독은 "많은 팬이 와서 응원을 했다. 선제골을 허용해 많이 당황했다. 이런 경기에서 패하면 너무 죄송한 일이다. 다행히도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열심히 뛰어준 덕분이다. 앞으로도 좋은 경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수원=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