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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④] 최민식 '극장은 존재해야…이젠 중년 멜로 하고 싶다'

[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디즈니+ '카지노' 최민식이 변화하는 극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멜로 장르에 대한 소망을 내비쳤다.

최민식은 24일 서울 종로 삼청동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극장은 존재해야 한다고 본다"라며 "이제는 중년 멜로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카지노'는 지난 22일 시즌2 마지막화를 공개하면서, 화려한 피날레를 맞았다. 최민식은 25년 만에 시리즈물에 도전했던 만큼, 감회가 남다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스트리밍 콘텐츠는 첫 도전이라 화제를 모았다.

"사실 '카지노' 하기 전에 넷플릭스도 잘 안 봤다"는 최민식은 "분량이 확실히 많았다. 그래도 불량 외에는 스태프들도 영화 스태프분들이고, 딱히 다른 것은 없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최근 시즌2 마지막화를 극장에서 단체 관람한 것을 언급하며 "극장에서 보니까 역시 좋더라. 사운드도 그렇고 큰 화면으로 디테일을 보니까, '역시 극장에서 봐야 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희끼리 뒤풀이하면서도 '극장에서 하니까 좋지 않느냐'라는 얘기를 나눴다"고 고백했다.

다양해진 플랫폼과 달라진 시청 형태도 짚었다. 최민식은 "세상이 편하구나라는 것을 느꼈고, 코로나 팬데믹 때문에 사람이 많이 모이지 못했는데 플랫폼 형태도 자연스럽게 바뀌는 것 같더라. 그걸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라고 말했다.

극장에서 시청하는 것과 비교하기도 했다. "그래도 극장이 좋은 건 사실이다. 그건 속일 수가 없다. 한정된 공간 안에서 한정된 시간을 투자해서, 그 콘텐츠를 소비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의 마음이 있다"는 최민식은 "OTT는 아무래도 보다가 화장실 가려면 갈 수 있고, 재미없으면 꺼버린다. 그런데 극장은 나가기 쉽지 않다. 돈도 아깝고 시간도 아까우니"라고 웃었다.

이어 "그런 취향에서 오는 섭섭함이 있지만 장점도 있는 거 같다. 긴 이야기를 몰아볼 수도 있다. 영화에서 찾아볼 수 없는 장점도 있으니, 어떤 것이 더 좋다, 아니다는 나눌 수 없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래도 개인적으로 극장 냄새가 좋고, 한 공간 안에서 교감할 때 말할 수 없는 쾌감이 있다"며 "물론 영화가 우선이지만 OTT도 할 것이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영화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낸 만큼, 최근 극장 위기가 안타깝다는 최민식이다. 그는 "팬데믹으로 인한 하나의 변화인데, 잘 살려야 된다고 본다. 극장 문화는 없어지면 안 된다고 본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희로애락을 느끼고 힐링을 느끼고 오락이 되느냐. 문화공간 자체가 소멸되는 것은 원치 않다. 극장이라는 문화는 작든 크든 존재해야 된다고 본다. 그 방법은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 연구해야 한다고 보지만, 기본적으로 만드는 사람이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그게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기로 모든 것을 이룬 최민식에게도 아직 더하고 싶은 장르가 있다고. 최민식은 "아직 욕심 많다. 중년의 로맨스를 하고 싶다. 김주령에게 '너랑 나랑 같이 로맨스하자'고 하고, 이혜영 씨에게도 술 한잔하면서 '혜영 씨 로맨스로 만나야 될 것 같다'고 했다"고 말해, 웃음을 샀다.

로맨스를 하고 싶은 이유에 대해서는 "자극적인 얘기도 많고 지겹더라. 다들 힘든데, 나름대로 이성과 로맨스를 다룬 드라마가 아니라도 이제는 좀 가족이 될 수도 있고, 서로가 포용하는 그런 휴머니스트를 하고 싶다. 풋풋한 젊은 남녀들의 상큼한 것과 달리, 중늙은이들의 사그라지는 사랑에 대한 얘기였으면 한다. 감히 꽃피울 엄두도 안 나서 절제하고, 짠하면서 아프고 어른스러운 것을 하고 싶다. 나이만 많이 먹었다고 어른이 아니라, 그런 걸 잘 나름대로 승화시킬 수 있는, 그걸 느낄 수 있는 훈훈함, 절대 강요하는 이야기가 아닌 왠지 같이 공감할 수 있는 그런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 막 찔러 쏴 죽이는 것보다 이 혼돈의 세상 속에서 그런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고 설명했다.

또 "사실 격정 로맨스도 좋다. 제가 안 그래도 '격정 멜로 없어?'했는데 '형 격정이 아니라 걱정이다'라고 하더라. 그래서 '제목 좋다. 걱정 멜로'라고 했다. 유머러스하게 코미디를 바탕으로 깔아, 짠한 이야기도 있다. 단편 소설 같은 이야기들. 리스크에 부담이 없으니, 그런 휴먼드라마도 활성화돼서 제작됐으면 한다"고 바랐다.

향후 계획도 언급했다. 직접 연출하는 것에 대한 것은 어떠냐는 질문에 "아우, 제 것하기도 바쁘다"라고 손사래 친 최민식은 "건강이 많이 안 좋아졌다. 연극도 하고 싶은데, 무대에 서게 되면 라이브라 어느 정도 건강을 회복해야 할 것 같다. 쉼 없이 달려왔다. 사실 얼마 전 촬영하다 갈비뼈 금도 갔다. 다시 회복도 하고, 좋은 기회를 봐야 된다"고 덧붙였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