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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오늘] 북한의 고대사 이론 '대동강문화론'…과학적 검증 필요




(서울=연합뉴스) 장용훈 기자= "인류 문명이 처음 창조된 지역은 우리 나라의 대동강 유역과 중국 황허, 인도 인더스강, 이집트 나일강, 서남아시아 양강(티그리스·유프라테스강) 유역이다."
북한은 평양시 일원 대동강유역이 인류의 고대문명 발상지 가운데 하나라는 '대동강문화론'을 통해 한반도 고대문화의 우수성을 강조하고 있다.
대외선전매체 려명은 23일 "대동강 유역은 맑은 강줄기와 넓고 비옥한 평야, 물산이 풍부하고 그 기온이 따뜻해 예로부터 사람들이 살기 좋은 고장으로서 인류의 발상지, 인류문화의 발원지의 하나로 되었다"고 주장했다.
평양시 상원군 흑우리 검은모루유적, 평양시 력포구역의 대현동유적과 덕천시 승리산동굴유적, 상원군 룡곡리 1호동굴유적 등에서 발굴된 인류화석을 실례로 소개했다.
그러면서 "대동강 유역은 구석기시대 후기의 신인에 연원을 둔 조선 옛유형사람들의 본고장이며 농경문화를 위주로 하는 신석기시대문화와 높은 수준의 금속문화를 창조한 청동기시대문화가 매우 이른 시기부터 발생·발전되어온 원시문화의 발원지이고 그 중심지"라고 평가했다.


북한은 1993년 10월 '단군릉 발굴보고'를 발표한 이후 평양과 평안도 지역의 고대 유물 발굴에 박차를 가해 1990년대 중반 대동강문화론이라는 고대문화 해석이론을 내놨다.
이에 따르면 대동강문화는 인류 4대 문명과 마찬가지로 기원전 30세기에 시작된 것으로 민족문화의 출발점이 기존 단기보다 700년 이상 확대됐다.
북한은 대동강 인근 지역에서 발견되는 고인돌과 석관묘, 대규모 집터, 비파형 창끝 등 청동제 유물을 거론하며 대동강문화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40여개의 별자리가 새겨진 고인돌은 이 지역이 인류 고대 천문학의 발원지임을 보여준다면서 "대동강 유역에서는 세계적으로 가장 이른 시기에 선진 경작 방법을 도입한 오곡 농사가 발전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남한에서는 대동강문화론에 대해 과학적인 검증이 필요하다고 보는 비판론이 지배적이다.
일단 북한이 유물ㆍ유적의 발굴과정이나 연구보고서 등을 충분히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주장의 사실 여부 자체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대동강문화를 세계 4대 문명과 비교하려면 문명의 규모, 세계 역사에 끼친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지 단순히 유물ㆍ유적이 오래됐다고 해서 세계문명으로 인정받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단군릉만 하더라도 고구려 양식이라는 점에서 진위가 의심스럽다고 보는 학자도 있다. 9층 계단식 돌무덤으로 건설된 사각형 모양의 이 무덤은 1994년 10월 현재 모습으로 개축됐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고대사를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활발한 연구활동을 펴고 있는 북한 학계의 움직임을 높이 평가하는 긍정론도 존재한다.


jyh@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