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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키 선발 4강 멕시코전, 일본야구 최고 시청률 48.8% 갈아치우나, 8강전 48% WBC 최고

'48% 시청률이라니, 완전히 미쳤다.'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가 선발 등판한 16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이탈리아와 2라운드 8강전. 일본 내 TV 시청률이 평균 48%(도쿄를 중심으로 한 간토지역 기준)를 기록했다. 다르빗슈 유(37·샌디에이고)가 선발로 나선, 지난 10일 열린 1라운드 한일전(44.4%)을 훌쩍 뛰어 넘었다. 역대 WBC 최고 시청률이 6일 만에 바뀌었다.

국내 지상파 3사의 한일전 시청률은 11.7%였다.

1라운드부터 8강전까지,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대표팀의 5경기가 모두 시청률 40%를 돌파했다. 오타니가 선발투수-3번 타자로 출전한 9일 중국전이 41.9%, 사사키 로키(22·지바 롯데)가 선발로 나선 11일 체코전이 43.1%, 야마모토 요시노부(25·오릭스)가 등판한 12일 호주전이 43.2%를 기록했다.

일본축구대표팀이 16강에 진출한 2022년 카타르월드컵 최고 기록을 가볍게 넘었다. 카타르월드컵 최고 시청률은 42.9%, 조별리그 코스타리카전에서 나왔다. 1차전에서 독일을 잡은 일본은 코스타리카에 0대1로 패했다

5경기에 총 20만8269명이 입장했다. 경기당 평균 4만1654명이었다.

한 미국 데이터전문업체가 경이적인 시청률을 거론하며, '완전히 미쳤다'라는 표현을 동원했다고 일본언론이 소개했다.

왜 일본인들은 WBC에 열광할까.

세계 최고의 국가대항전인 WBC에 대한 갈증이 컸다. WBC는 메이저리그 정상급 선수들이 참가하는 유일한 국제대회다. 코로나19로 인해 미뤄지다가, 2017년 4회 대회 이후 6년 만에 개최됐다. 2006년, 2009년 1~2회 대회 우승팀인 일본은 14년 만의 우승을 노리고 있다.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고 싶어 한다.

최강전력을 구성해 기대가 크다. 일본대표팀은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5연승을 거두고 4강에 진출했다. 팬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현재 우승에 가장 가까운 전력을 갖춘 팀으로 평가된다.

'이도류'로 메이저리그를 뒤흔든 오타니와 지난해 '16승'을 거둔 에이스 다르빗슈, 시속 164km 강속구를 던진 사사키, 2년 연속 '투수 4관왕' 야마모토, 올시즌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요시다 마사타카(30·보스턴), '56홈런'을 때린 무라카미 무네타카(23·야쿠르트), 5년 연속 30홈런을 친 오카모토 가즈마(27·요미우리) 등 국내외에서 활약중인 최고 선수들이 매경기 스토리를 만들었다.

야구에 진심인 '야구의 나라' 일본이 WBC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또 라스 눗바(26·세인트루이스)가 비일본인으로는 처음으로 합류해, 공수주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전 경기에 1번 타자로 나서 5경기 연속 안타, 타율 3할6푼8리를 기록했다. 일본계 미국인인 눗바를 대표선수로 선발했을 때, 의구심을 품은 이들이 적지 않았다. 이런 인식을 경기력으로 바꿔버렸다.

무엇보다 오타니의 존재감이 컸다. '야구만화'에서 나올법한 비현실적인 활약을 일본에서 재현했다. 그는 타자로 전 경기에 출전해 타율 4할3푼8리, 1홈런, 8타점을 올렸다. 1라운드 첫 경기인 중국전에서 4이닝 무실점을 기록했고, 이탈리아전에서 시속 164km 강속구를 던졌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화제가 되고 이슈가 됐다.

일본인 최고 스타선수가 WBC 출전이 처음이다. 오타니는 2017년에 대표로 뽑혔으나, 부상으로 물러났다. 2018년 메이저리그로 건너간 뒤 일본에서 경기를 할 기회가 없었다. 6년 만에 일본 관중 앞에서 공을 던지고 때렸다.

홋카이도에선 이탈리아전 시작 직후인 오후 7시9분부터 165분간 평균 시청률이 56.9%, 분당 최고 61.5%까지 나왔다.

오타니와 다르빗슈는 홋카이도 삿포로를 연고지로 하는 니혼햄 파이터스 출신이다. 니혼햄에서 에이스로 활약하다가 메이저리그로 건너갔다. 또 구리야마 히데키 일본대표팀 감독은 오타니가 신인으로 입단해 미국에 진출한 시기에 니혼햄을 지휘했다.

일본야구 역대 최고 시청률은 48.8%다. 1994년 10월 8일 나고야구장에서 열린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주니치 드래곤즈의 정규시즌 경기였다. 그해 센트럴리그 우승팀이 결정된 최종전이었다. 요미우리가 6대3으로 이겨 우승했다.

일본대표팀은 3월 21일 멕시코와 4강전을 앞두고 있다. 사사키가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 경기에서 역대 일본야구 최고 시청률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