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3년전 실패한 외국인 타자, 키움이 기대하는 진짜 이유는 뭔가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3년전 KBO리그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한 타자. 하지만 키움 히어로즈는 올 시즌 그를 다시 '키 플레이어'로 꼽는다.

키움은 올 시즌 외국인 타자로 에디슨 러셀을 선택했다. 우여곡절이 있었다. 지난 시즌 좋은 활약을 펼친 야시엘 푸이그와의 재계약을 추진했었으나, 그가 법적인 문제에 휘말리면서 정상적인 계약이 힘들었다. 고심하던 키움은 결국 러셀과 다시 계약하는 것을 추진했다.

2022시즌 키움에서 대체 외국인 선수로 65경기를 뛰었던 러셀이다. 당시 그는 푸이그만큼은 아니어도 화려한 메이저리그 커리어로 이목을 끌었다. 시카고 컵스 월드시리즈 우승 멤버로 활약했고, 젊고 재능있는 타자였다. 하지만 2020시즌 키움에서는 타율 2할5푼4리(244타수 62안타) 2홈런 31타점으로 기대에 못미치는 타격 성적을 기록했다.

그런데 키움은 왜 다시 한번 러셀을 영입했을까. 일단 그의 포지션이 유격수라는 점이 크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중견수 이정후, 2루수 김혜성 그리고 유격수 러셀까지 이어지는 센터 라인은 고정하겠다고 구상을 밝혔다. 키움은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가는 저력을 발휘했지만, 유격수 자리는 빈약했다. 김휘집, 신준우 등 젊은 유격수들이 있지만 아직 이들이 주전으로 그 자리를 꿰차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 증명됐다. 적어도 센터 라인 강화를 위해서라도 일단 러셀을 통해 그 자리를 채우고싶다는 의지가 작용했다. 메이저리그 정상급 유격수로 활약했던 러셀인만큼 어린 선수들에게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특히나 2020시즌 성적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 이유는 당시 상황 때문이었다. 2020시즌은 개막 직전 코로나19 팬데믹이 전세계를 덮쳐 선수들이 정상적으로 훈련을 하지 못한 시즌이었다. 러셀 역시 그런 상황에서 정상 시즌을 시작하지 못했고, 더군다나 시즌 중간에 대체 선수로 영입됐기 때문에 훈련이 충분치 않았다는 게 구단의 판단이다. 홍원기 감독은 "그래서 올 시즌은 기대를 하고 있다. 2020시즌에 러셀을 봤을때 이 선수는 분명히 우리팀에 큰 도움이 될거라는 확신이 들었었다. 2020시즌에는 환경적 여건이 불리해서 굉장히 힘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올해는 처음부터 선수들과 함께 시작한다. 처음부터 호흡을 같이 맞추고 잘 적응하다 보면 굉장히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공격력에 있어서는 푸이그도 훌륭했지만, 러셀에게도 그 정도의 기대를 하고있다. 물론 나의 희망사항"이라며 웃었다.

키스톤 호흡을 맞추게 될 김혜성도 올해 가장 기대되는 부분으로 러셀과의 재회를 꼽았다. 김혜성은 "러셀과 다시 만나게 되는 게 가장 기대된다. 경기를 임하는 자세나 야구를 대하는 태도 등이 좋았던 것 같다"면서 "키스톤을 같이 하려면 일단 친해져야 하기 때문에 대화를 많이 하려고 한다. 영어를 못하지만 열심히 이야기 하겠다"고 다짐했다.

러셀은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훈련지로 곧장 합류한다. 메이저리그 재입성에 실패한 상황에서 그에게도 KBO리그에서 명예 회복을 해야 하는 중요한 시즌이다. 구단의 계산대로 그는 올 시즌 성공할 수 있을까.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