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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에 쏠릴 관심을 훔쳐라' 동반성장→엇갈린 희비→ 8.1억 차...WBC 신스틸러 부활 향해 출국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키움 이정후(25)와 KT 강백호(24).

한국야구의 현재이자 미래를 이끌어갈 최고 재능의 타자 듀오다. 1년 터울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 서로에게 건강한 자극제였다. 완벽에 가까운 완성형 두 타자였지만 스스로 부족한 점이 있다고 느끼게 해준 라이벌 사이.

이정후는 강백호의 장타력이 부러웠다. 꾸준히 장타력을 늘렸고, 성공했다. 데뷔 초 4할대였던 장타율을 5할대로 올리더니 기어이 지난 시즌에는 0.575로 장타율 1위에 올랐다.

강백호은 이정후의 정교함이 부러웠다. 꾸준히 정확도를 늘렸고, 성공했다. 2021년에는 무려 0.346의 타율로 3위에 올랐다. 비록 홈런을 줄었지만 영양가가 늘었다. 2루타를 40개 찍었고, 타점은 데뷔 첫 세자리 수인 102타점을 기록했다. 출루율은 0.450으로 2위를 차지하며 리딩히터 이정후(0.438)를 앞섰다.

강백호의 이정후의 두 천재타자의 라이벌 구도.

당연히 자존심의 척도, 몸값 경쟁으로 이어졌다. 비슷한 기울기로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1년 선배 이정후가 달아나면, 강백호가 따라가는 구도.

이정후는 7년 차까지 매 시즌 연차 별 역대 최다 연봉 기록을 세우며 11억원에 도달했다.

강백호는 5년 차까지 꾸준히 추격했다. 2019시즌을 앞두고 9300만원 오른 1억2000만원으로 이정후가 기록한 2년차 최고연봉(1억1000만원)을 경신했다. 3년 차 2억 1000만원→4년 차 3억 1000만원→5년 차 5억5000만원으로 이정후의 5년 차 때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꾸준히 오르던 연봉 그래프가 변곡점을 맞이한 것이 바로 올시즌. 지난해 두 차례의 부상 속에 데뷔 후 최악의 성적을 거두며 고개를 숙였다. 무려 절반에 가까운 47.3%가 깎이며 2억9000만원에 사인했다. 2021년 통합우승을 이끈 후 받은 지난해 인상분을 넘게 토해낸 셈. 2억원이던 이정후와의 연봉 격차는 무려 8억1000만원까지 벌어졌다.

돈도 상황도 모두 자존심이 상하는 상황.

강백호가 최악의 시즌을 보내는 동안 이정후는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타격 5관왕을 차지하며 사상 첫 부자 MVP에 올랐다. 미래도 장밋빛이다. 7시즌을 채우게 될 이정후는 올시즌을 마치고 구단 동의 하에 메이저리그 진출도전길에 나선다.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와 미국 진출 관련 에이전시 계약도 마쳤다. 승승장구, 꽃길이다.

강백호는 부상으로 지난해 62경기에 114일 등록에 그쳤다. FA 자격요건을 산정하는 시즌에서 제외된다. 4시즌을 채운 그로서는 FA 자격 요건을 채우기까지 아직 갈 길이 멀다.

하지만 절망은 이르다. 강백호는 국가대표 단골 차출 선수. 그만큼 출전 보상 포인트로 지난해 모자랐던 부분을 채울 수 있다. 절치부심 새롭게 시작하는 2023시즌. 출발점은 바로 3월 열리는 WBC다.

미국 스카우트들의 눈길이 쏠릴 이정후와 함께 출전하는 국제 무대에서 존재감을 한껏 과시한다면 신스틸러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다. 잠시 꺾인 자존심을 회복하고 자신감 넘치는 새 시즌을 시작할 수 있는 중요한 터닝포인트다. 조심해야 할 딱 하나는 조바심.

늦어진 연봉협상으로 강백호는 31일 따로 출국한다. 생채기난 자존심을 훌훌 털고 새로운 출발선상에 선 천재타자. 미국 애리조나에서 치열한 자신과의 싸움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