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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국대GK'윤영글,스웨덴 명문 BK헤켄행!'벨 감독님께 감사...목표는 오직 월드컵!'

"콜린 벨 감독님과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좋은 팀에서 최고의 컨디션을 만들어 돌아오겠습니다."

'대한민국 여자축구 국대 골키퍼' 윤영글(36)이 '여자월드컵의 해' 스웨덴 리그 도전에 나선다. 윤영글은 새해부터 스웨덴(FIFA랭킹 3위)의 여자축구 명문 클럽 BK(볼크루벤) 헤켄에서 뛰게 된다. 계약기간은 7월 개막하는 2023년 FIFA 호주-뉴질랜드 월드컵까지다.

윤영글은 '현역 레전드' 김정미(현대제철)와 함께 대한민국 여자축구를 대표해온 골키퍼다. 필드플레이어 출신다운 빌드업 능력에 순발력, 강인한 정신력과 단단한 피지컬을 두루 갖춘, WK리그 경주한수원 주전 수문장 출신의 그녀는 지난해 2월 여자축구 골키퍼 최초로 유럽리그 덴마크 AGF에 진출했다. 2023년 여자월드컵을 앞두고 유럽의 강한 공격수들을 상대하며 경쟁력을 더 끌어올리겠다는 독한 각오였다. 그러나 현지 훈련환경이 생각과 달리 열악했고, 약속했던 출전기회도 부여받지 못하면서 조기 귀국을 결심했다. WK리그가 한창인 시점이라 골키퍼 라인업이 확정된 팀에 들어갈 수도 없는 상황, 나홀로 소속팀 없이 혹독한 개인훈련을 진행했다. 사령탑 데뷔전부터 윤영글을 믿고 썼던 콜린 벨 여자축구A대표팀 감독이 개인코치를 자청하고 훈련장을 제공하며 물심양면 지원했다. 지난해 11월 뉴질랜드 원정 A매치를 앞두고 파주NFC에서 맷 로스 코치와 함께 윤영글의 훈련을 직접 지도했다. FA 윤영글의 재능과 축구 열정을 누구보다 아끼는 벨 감독이 유럽 여자축구 클럽에 입소문을 내며 '소속팀 찾기'를 지원했고, 설 연휴 직후 '해피콜'이 날아들었다. 스웨덴 BK헤켄과의 계약이 전격 성사됐다.

BK헤켄은 스웨덴 수도 예테보리를 연고로 하는 스웨덴 여자축구 리그 최강 클럽이다. 9번의 여자월드컵에 모두 출전한 스웨덴은 미국, 독일에 이어 FIFA랭킹 3위, 2016년 리우, 2020년 도쿄올림픽 은메달을 획득한 여자축구 강국이고, BK헤켄은 2020~2021시즌 스웨덴 리그 우승을 비롯 매시즌 1~2위를 놓치지 않는 강팀이다. 윤영글의 팀 동료가 될 골키퍼 제니퍼 팔크(29)가 스웨덴 국대 골키퍼다.

윤영글은 이적 확정 후 인터뷰에서 "무소속으로 있으면서 고민이 많았다. 벨 감독님이 신경을 많이 써주셨다. 파주에서 골키퍼 훈련도 시켜주셨다. 감독님은 본인의 일이고 해야할 일이라고 말씀하셨지만 대단한 선수도 아닌 저를 너무나 세심하게 챙겨주셨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고개 숙였다. "감독님을 위해 모든 것을 쏟을 각오가 돼 있다. 이번 이적도 오직 월드컵만 바라보고 결정했다"고 했다. "계약기간도 월드컵까지로 했고, 다른 조건은 따지지 않았다. 월드컵까지 최상의 몸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환경만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경기를 얼마나 뛸 수 있을지 모르지만 스웨덴의 좋은 골키퍼와 경쟁하고, 좋은 선수들과 훈련하는 것 자체가 큰 배움"이라고 기대했다. "제 목표는 오직 월드컵이다. 훈련을 통해 몸으로 부딪히면서 계속 성장하고, 월드컵에 최고의 컨디션으로 출전해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월드컵 목표도 또렷히 밝혔다. "대부분 16강을 목표 삼지만 벨 감독님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보신다. 저희도 16강을 넘어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가고 싶다."

'베테랑 골키퍼' 윤영글에게 4년 전 프랑스여자월드컵은 아픈 기억이다. 최상의 기량으로 야심차게 월드컵을 준비하던 중, 뜻밖의 무릎 부상으로 낙마했다. 서른여섯의 나이, 우여곡절 끝에 도전을 결심한 월드컵의 기회는 그래서 더욱 소중하다. 윤영글은 "4년 전보다 몸 상태는 더 좋다. 기회만 주신다면 자신 있다. FIFA 2위 독일과 조별예선에서 만난다. 밀릴 순 있지만 골키퍼가 잘 지켜내면 결코 지지 않는다. 벨 감독님의 믿음에 꼭 보답하고 싶다"며 눈을 빛냈다. 출국 직전 윤영글은 경남 양산에서 선배이자 스승인 황인선 감독과 훈련중인 고등학생 후배 꿈나무들을 찾았다. 그곳에서 전지훈련중인 상무 이미영 감독도 만났다. "새 도전을 앞두고 선배 감독님들의 격려가 큰 힘이 됐다"며 웃었다. "이미영 감독님은 '끝까지 버티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지)소연이가 버텨온 것처럼 골키퍼 후배들은 너의 길을 보고 간다. 너를 보고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잘 버텨줘야 한다'는 조언이 마음에 와닿았다"고 했다.

윤영글은 한결같은 응원을 보내준 여자축구 팬들을 향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대표팀 명단이 뜰 때마다 '무소속' 표기에 팬들이 걱정도 많이 하시고, '무소속인데도 선발돼 멋지다'며 응원도 해주셨다. 제 입장에선 많이 죄송했다. 이젠 소속팀이 생겼다. 몸으로 열심히 부딪치면서 전보다 성장한 모습으로 돌아오겠다. 월드컵에서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87년생 토끼띠' 골키퍼 윤영글은 29일 밤 BK해켄이 전지훈련중인 스페인 마요르카로 출국했다. 새해 새 도전을 앞두고 "올해가 부디 저의 토끼해가 되길, 축구인생에서 가장 멋진 한해가 되길 소망한다"며 미소 지었다.

한편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대표팀은 30일 울산에서 새해 첫 소집훈련을 시작해 내달 10일 아놀드클라크컵 대회가 열리는 잉글랜드로 출국한다. 2월16일 잉글랜드(밀턴킨스), 2월19일 벨기에(코벤트리), 2월22일 이탈리아(브리스톨)과 격돌한다. 골키퍼 윤영글과 잉글랜드에서 뛰는 이금민, 박예은(이상 브라이턴위민)은 현지에서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