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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억원'까지 벌어졌던 연봉차, 5년 만에 뒤집은 안우진, 동갑내기 라이벌 강백호 추월했는데

키움 히어로즈 에이스 안우진(24)과 KT 위즈 강백호(24)는 고교 졸업을 앞두고 가장 주목받은 최고 선수였다. 투타를 통틀어 '톱'으로 평가됐던 휘문고 3학년생 안우진은 2017년 6월, 키움 히어로즈 신인 1차 지명을 받았다. 고민이 필요없는 선택이었다. 서울지역 연고 3개팀 중 히어로즈가 맨 먼저 지명할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 2차 1라운드 1순위 지명권을 쥔 KT는 드래프트 회의에서 강백호를 호명했다. 서울고에서 투수, 포수로 활약하던 최고 자원을 품에 안았다. 구단 전체를 설레게 했다.

안우진은 그해 전체 신인 최고 계약금인 6억원, 강백호는 야수 최고인 4억5000만원을 받았다. 나란히 계약금 1~2위에 올랐다.

소속팀을 넘어 한국프로야구의 미래를 책임질 유망주. 최고라는 자부심이 큰 1999년 생 동갑내기 친구. 그래도 라이벌 의식이 없을 수가 없다. 시기가 아닌 경쟁, 성장 엔진이다.

둘은 프로에서 몇 년간 다른 길을 걸었다. 안우진은 정식 프로선수가 되기도 전에 고교절 '학교폭력' 문제가 불거져 중징계를 받았다. 대한야구소프트별협회 징계와 별도로 히어로즈 구단이 50경기 출전정지를 결정했다.

반면, '천재타자' 강백호는 프로 첫해 승승장구했다. 루키 선수가 138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9푼, 153안타, 29홈런, 84타점을 올렸다. 압도적인 지지로 신인왕에 올랐다. 징계가 끝난 뒤 경기에 나서기 시작한 안우진은 20경기, 41⅓이닝 등판에 그쳤다. 2승4패-평균자책점 7.19로 데뷔 시즌을 마쳤다.

성적은 그대로 연봉에 반영됐다. 강백호는 2700만원에서 9300만원, 344%가 오른 1억2000만원에 재계약했다. 프로 2년차에 곧장 억대 연봉 선수가 됐다. 안우진은 첫해보다 500만원이 인상된 3200만원에 사인했다. 재계약 첫해부터 차이가 컸다.

이후 강백호가 계속해서 앞서갔다. 매년 앞자리가 바뀌었다. 2020년 2억1000만원, 2021년 3억1000원, 2022년 5억5000만원을 받았다. 2021년엔 타율 3할4푼7리-179안타-16홈런-102타점을 기록했다. 타격 3위, 최다안타와 타점 2위에 올랐다. 소속팀이 창단 첫 우승에 공헌했다. 천재타자다운 행보를 이어갔다.

안우진은 서서히 올라갔다. 2020년 4800만원, 2021년 9000만원을 받았다. 8승(8패 평균자책점 3.26)을 거두고, 2022년 프로 4년 만에 억대 연봉이 됐다. 지난해 1억5000만원을 수령했다.

그동안 강백호가 앞서가고 안우진이 뒤에서 따라갔다. 2020년 두 선수의 연봉차가 1억6200만원이었는데, 2021년엔 2억2000만원, 2022년엔 4억원까지 벌어졌다.

프로 6년차가 된 2023년, 두 선수의 연봉이 처음으로 역전됐다. KT는 1군 선수단이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로 출발한 29일, 강백호와 2억9000만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진통끝에 지난해 5억5000만원에서 2억6000만원, 47.3%가 깎였다. 프로 6년차에 첫 연봉 삭감이다. 2022년 2억4000만원이 올랐는데, 1년 만에 절반에 가까운 금액이 삭감됐다.

앞서 안우진은 지난해 1억5000만원에서 2억원이 증액된 3억5000만원에 재계약했다. 133.3%가 올랐다. 강백호보다 6000만원이 많다.

성적에 따라 냉정한 평가가 이뤄졌다.

강백호는 지난해 부상으로 정상적인 시즌을 소화하지 못했다. 시즌 일정의 절반이 안 되는 62경기에 나서 타율 2할4푼5리-58안타-6홈런-29타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안우진은 리그 최고 투수로 발돋움했다. 30경기에 등판해 15승8패-평균자책점 2.11- 224탈삼진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 탈삼진 1위에 올랐다. 또 196이닝을 던져 투구이닝 1위였다. 국내투수가 최다이닝을 던진 것도, 한시즌 190이닝을 넘긴 것도 2010년 김광현 이후 무려 12년 만이다.

지난해 한 사람은 주춤했고, 한 사람은 크게 도약했다. 그렇다고 지난 시즌 성적이 두 선수의 잠재력, 가치를 온전히 보여줬다고 보긴 어렵다. 언제든지 두 선수 위치가 뒤바뀔 수도 있고, 함께 더 멀리 뻗어갈 수도 있다.

9이닝 기준으로 보면 이제 3,4이닝 정도를 소화했을 뿐이다. 두 선수의 최종목표가 KBO리그 최고는 아닐 것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강백호-안우진 연도별 연봉

연도=2018=2019=2020=2021=2022=2023

강백호=2700=1억2000=2억1000=3억1000=5억5000=2억9000

안우진=2700=3200=4800=9000=1억5000=3억5000

※단위=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