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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조기로 꾸민 쿠바출신 투수의 글러브, '美대표팀 일원 자랑스럽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쿠바는 이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부터 메이저리그 선수들을 차출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쿠바 출신 메이저리거가 쿠바 대표팀에 뽑힌 것은 시카고 화이트삭스 소속 내야수 요안 몬카다와 투수 루이스 로버트, 두 명 뿐이다. 이는 메이저리그에는 쿠바 국적 선수들이 수두룩하지만, 소속 구단의 반대와 쿠바 당국의 현실적 이유 때문으로 풀이된다.

쿠바 국적을 갖고 있으면서도 이번 WBC에 미국 대표팀으로 출전하는 선수가 눈길을 끈다. 뉴욕 양키스 좌완 선발 네스터 코르테스다.

코르테스는 부모가 모두 쿠바인이며,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 남쪽으로 54㎞ 떨어진 작은 해변 마을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그는 태어난 지 7개월이 됐을 때, 몇 차례나 쿠바 탈출을 시도했던 아버지 코르테스 시니어가 미국 비자 복권에 당첨되면서 함께 미국으로 건너가 플로리다에 정착했다. 코르티네스는 4살 때 야구를 시작했고, 어릴 적 아버지와 함께 플로리다 말린스 경기를 자주 관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코르테스에게 쿠바에 대한 기억은 없다. 그는 플로리다주 하이얼리어 고등학교 3학년 때인 2013년 드래프트 36라운드에서 양키스의 지명을 받고 입단해 2018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그는 스스로 미국 시민이라는 점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대표적인 쿠바 출신 선수로 꼽힌다. 사실상 미국이라고 봐야 한다.

코르테스는 지난 29일 자신의 트위터에 이번 WBC에서 사용할 글러브를 공개했다. 글러브 겉면이 13개의 줄무늬와 50개의 별로 이뤄진 미국 국기를 연상시킨다. 그는 미국 대표팀에 뽑혔을 때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나를 미국 대표팀의 일원으로 뽑아준 점에 깊이 감사드리고 싶다. 너무 영광이고 책임감을 느낀다"고 적기도 했다.

코르테스는 지난 시즌 28경기에 선발등판해 12승4패, 평균자책점 2.44를 마크하며 정상급 선발투수로 올라섰다. 올스타에 뽑혔고, 사이영상 투표에서는 8위까지 기록했다. 투구할 때 오른발을 들어 잠시 멈춘 뒤 던지는 동작이 독특하다.

미국은 이번 WBC에서 일본과 함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마운드보다는 마이크 트라웃, 폴 골드슈미트, 무키 베츠 등 메이저리그를 주름잡고 있는 타자들이 라인업을 구성하는 타선에 눈길이 더 간다. 선발 로테이션은 코르테스를 비롯해 클레이튼 커쇼, 애덤 웨인라이트, 메릴 켈리 등으로 구성될 전망이다. 저스틴 벌랜더, 제이콥 디그롬, 딜런 시즈 등 최정상급 에이스는 제외됐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