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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해제] '마스크 안쓴 선생님 얼굴 신기'…맨얼굴 웃음꽃 핀 교실

30일 오전 11시 경기도 이천의 한국도예고등학교 1학년 3반 교실에서는 학생 22명이 수학 수업을 하고 있었다.


이날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돼 학교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돼 입을 앙다물고 수업에 집중하는 맨얼굴들이 눈에 띄었다.
절반 이상인 12명의 학생이 마스크를 쓰지 않았고 나머지 10명은 마스크를 쓴 채로 수업을 들었다.
쉬는 시간 복도에서 만난 안선민 양은 "마스크를 벗으니 무엇보다 상쾌한 기분이 든다"며 미소 지었다.
이채현 양은 "친구들은 같이 지내는 시간이 많아서 밥 먹을 때를 비롯해 간간이 얼굴을 봐와서 어색하지 않은데 오늘 선생님이 마스크를 벗은 모습을 보니 신기했다"고 말했다.
다른 학생은 "말할 때 표정이 보이니 대화가 더 잘 되어서 좋다"고 했다.
이 학교 물레성형실에서 만난 학생 6명 중에는 3명은 마스크를 쓰고 3명은 그렇지 않았다.
마스크를 쓴 채로 물레를 돌리던 한 학생은 마스크를 벗지 않은 이유에 대해 "아직 코로나19에 걸린 적이 없어서 마스크를 벗으면 걸릴까 봐 불안해서 쓰고 있다"고 답했다.
김원경 교무부장 교사는 "전교생 178명 중 대부분이 기숙사를 이용하고 60여 명은 통학하는데 오늘 통학 학생 중에는 70%가량이 마스크를 썼다"며 "마스크를 벗고 서로 인사하니 훨씬 기분도 좋고 교실 책상도 서로 거리를 두고 하나씩 띄어 놨던 것을 오늘부터는 붙여서 놨다"고 말했다.
김 교사가 담임을 맡는 교실의 책상은 칠판을 보고 ㄷ자 형태로 나란히 붙어 있었다.
학생들은 서로 가까이 앉아 얼굴을 마주 보며 웃고 떠들었다.


아직 개학을 맞지 않은 학생들에게 실내 마스크 착용 해제는 초미의 관심사다.
한창 외모에 관심이 많을 시기의 학생들은 교실에서 마스크를 벗는 데 대한 기대감과 함께 불안감과 쑥스러움을 느끼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시흥에서 중학교 2학년 딸을 키우는 A씨는 "그동안 헤어스타일 정도만 신경 쓰던 딸이 교실 내 '노 마스크'를 앞두고 외모 걱정이 많아졌다"며 "화장하는 법을 묻길래 적당한 선에서 화장하는 법을 알려주고자 며칠 전 처음으로 화장품 쇼핑을 했다"고 말했다.
수원에서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B군은 "친한 친구 중에서도 서로 하관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모르는 경우도 많다"며 "마스크 쓴 모습이 익숙하다 보니 굳이 마스크를 벗은 모습을 알려고 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는 "최근 피부에 트러블이 많이 생겨서 이를 보여줘야 한다는 게 걱정된다"며 "무조건 벗어야 하는 건 아니니 당분간은 마스크를 계속 쓰는 친구들이 많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zorba@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