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가속도 붙는 사직구장 재건축, 롯데는 과연 의지 보여줄까[SC시선]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십 여년 간 표류하던 사직구장 재건축 논의가 물살을 타고 있다.

각계에 따르면 부산시는 사직구장 재건축을 2만1000석 규모 개방형 구장 형태로 하고, 오는 2025년 착공해 2028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홈팀 롯데 자이언츠는 공사 기간 사직구장 인근의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을 개조해 임시 활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부산시는 롯데 구단 및 전문가, 시민단체 등 의견을 취합해 오는 3월 최종 용역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사직구장 재건축'은 체념을 넘어 무관심이 된 지 오래다. 각종 선거 때마다 후보들의 단골 공약 레퍼토리였지만, 당선자가 실질적인 움직임을 보인 것은 전무했다. 각계 의견 수렴, 공청회 등 '탁상행정'에 그치다 흐지부지 되기 일쑤였다. '구도' 타이틀에 어울리지 않는 낙후된 구장에 적잖이 자존심이 상했던 부산 시민들은 사직구장 재건축 공약에 매번 관심을 보였지만, 실현되지 않는 모습에 결국 등을 돌렸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후보 시절 공약을 내걸 당시에도 기대보단 냉소가 흘렀지만, 취임 후 적극적인 공약 실천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분위기는 급격히 반등되고 있다.

이런 움직임 속에도 새 사직구장 착공까지 가기 위한 과제는 산적해 있다.

최종 용역 결과를 통해 경기장의 구체적 형태가 결정되는 기본 계획이 수립되면 건축에 필요한 자금 조달 방안이 수립돼야 한다. 이후에도 타당성 조사, 중앙투자심사 등 행정적 절차가 마무리 되면, 설계 입찰, 기본 설계, 사업 발주까지 모두 이뤄져야 비로소 착공할 수 있다. 현재 건설 중인 대전 베이스볼드림파크는 2019년 7월 기본 계획 수립 이후 지난해 말 착공까지 3년여의 시간이 소요된 바 있다. 부산시가 최종 용역 결과 발표 후 2년 만에 착공에 돌입한다는 청사진을 그렸지만, 제대로 이뤄질지는 미지수. 이런 계획대로 순서가 이뤄지기 위해선 각종 절차가 빠르게 해결돼야 한다.

때문에 착공을 위한 첫 단계인 자금 조달 방안에 시선이 쏠린다.

대전 베이스볼드림파크는 기본 계획 수립 후 5개월여 만인 2019년 12월 자금 조달 방안이 확정됐다. 홈팀 한화 이글스의 모기업 한화그룹은 건축비의 30.9%인 43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베이스볼드림파크 구상 단계부터 대전시와 물밑 논의를 통해 윤곽을 잡고, 계획 수립 후 신속하게 움직이는 '신용'을 보여줬다. 한화는 이를 통해 25년 간 구장 사용료 면제 및 구장 운영관리권을 위임 받았다.

야구장 건립은 시(市)비와 국비가 투입되지만, 실질적인 사용처인 구단 모기업의 분담도 빼놓을 수 없다. 앞선 신구장 건립 과정을 보면 구단 모기업의 분담률이 공정 추진력에 적잖은 영향을 끼친 바 있다. 부산시와 함께 사직구장 재건축 비용을 부담할 롯데그룹의 행보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롯데그룹은 현재 부산 북항 부지에 건설 중인 오페라하우스 건립에 1000억원을 기부한 바 있다. 2008년부터 2017년까지 11년 간 순차적으로 1000억원을 기부했다. 롯데 자이언츠 구단주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해 7월 박 시장과 면담 자리에서 사직구장 재건축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사직구장 재건축 비용 분담에서 그 의지를 실현시킬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