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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현장리뷰]'아프리카 자존심 지켰다' 모로코, 승부차기 끝에 스페인 꺾고 '8강 진출'

[알라이얀(카타르)=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모로코가 아프리카의 자존심을 지켰다.

모로코는 7일(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페인과의 2022년 카타르월드컵 16강에서 연장포함 120분을 0대0으로 마친 후 승부차기 3-1로 승리했다. F조에서 벨기에를 탈락시키며 1위로 16강에 오른 모로코는 스페인까지 잡아내며 8강에 올랐다. 16강에 오른 한국, 일본, 호주, 미국, 세네갈 등 비 유럽-남미팀들이 줄줄이 탈락한 가운데, 모로코는 마지막 자존심을 지켰다.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스페인과 모로코는 최정예 멤버로 벼랑 끝 승부를 펼쳤다. 스페인은 4-3-3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페란 토레스-다니 올모-마르코 아센시오가 선봉에 섰다. 스리톱을 이뤘다. 미드필드에는 페드리-가비-세르히오 부스케츠가 섰다. 수비 라인은 호르디 알바-아이메릭 라포르테-로드리-마르코스 요렌테가 이뤘다. 골키퍼 장갑은 우나이 시몽이 꼈다.

모로코도 4-3-3이었다. 유세프 엔-네시리를 중심으로 하킴 지예흐와 소피앙 부팔이 좌우에 섰다. 허리진에는 아제딘 우나히-셀림 아말라흐-소피안 암라바트가 자리했다. 포백은 누사이르 마즈라우이-로메인 사이스-나예프 아구에르드-아치라프 하키미가 이뤘다. 골문은 야신 부누가 지켰다.

초반 스페인이 볼을 소유했지만 모로코는 강한 압박으로 맞섰다. 모로코 관중의 열광적인 분위기 속 모로코가 조금씩 역습의 속도를 높였다. 특히 부팔의 개인기가 돋보였다. 전반 10분 부팔이 돌파하며 얻어낸 프리킥을 하키미가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떴다. 25분 이렇다할 활로를 찾지 못하던 스페인이 기회를 잡았다. 모로코 수비 실수를 가로채 토레스와 아센시오가 연속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맞는 등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부심은 오프사이드를 선언했다. 1분 뒤 오센시오가 절묘한 로빙패스를 받아 강력한 왼발슛을 날렸지만 옆그물을 때렸다.

모로코는 32분 마즈라위가 먼거리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갔다. 스페인은 오른쪽에 포진한 올모를 중심으로 공격을 시도했지만 슈팅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모로코의 역습이 돋보였다. 42분 모로코가 결정적 기회를 잡았다. 부팔이 왼쪽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아말라흐가 헤더로 연결했지만 크로스바를 살짝 벗어났다.

전반 슈팅수 3대1 모로코의 우세 속 마무리됐다.

후반에도 비슷한 양상으로 진행됐다. 후반 9분 토레스가 왼쪽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올모가 강력한 오른발슛으로 연결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스페인은 모로코의 강력한 압박에 고전하는 모습이었다. 스페인이 먼저 변화를 줬다. 후반 18분 아센시오와 가비를 빼고 알바로 모라타와 카를로스 솔레르 투입했다. 모로코도 20분 푸발을 제외하고 압델 에잘리줄리를 투입했다. 그래도 경기가 풀리지 않자 루이스 엔리케 스페인 감독은 30분 토레스를 빼고 니코 윌리엄스를 넣었다. 모로코가 승부수를 띄웠다. 37분 동시에 3명을 바꿨다. 아말라흐, 엔-네시리, 마즈라위를 제외하고 왈리드 체디라, 압델하미드 사비리, 야히아 아티야트를 넣었다.

스페인이 주도하고, 모로코가 역습하는 양상은 바뀌지 않았다. 하지만 양 팀 모두 마무리가 아쉬웠다. 후반 추가시간 솔레르가 왼쪽에서 올려준 프리킥을 모라타가 헤더로 연결했지만 떴다.

결국 승부는 연장전으로 향했다. 연장 전반 4분 모로코가 엄청난 기회를 잡았다. 암라바트의 절묘한 스루패스를 받아 체디라가 골키퍼와 맞서는 단독찬스를 잡았다. 하지만 슈팅 직전 스페인 수비에 막히며 아쉬움을 삼켰다. 스페인은 7분 알바와 올모를 빼고 알레한드로 발데와 안수 파티를 투입해 공격을 강화했다. 스페인은 왼쪽 측면 공격이 살아나며 기회를 노렸지만 모로코 수비에 막혀 슈팅까지 만들지 못했다. 모로코는 연장 전반 종료 2분 전 체리다가 우나히의 스루패스를 받아 골키퍼와 맞섰지만 이번에는 왼발슛이 골키퍼 선방에 걸렸다.

연장 후반 모로코의 공세가 거세졌다. 계속된 압박으로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역시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체디라에게 기회가 왔지만 슈팅까지 연결되지 않았다. 스페인은 모라타의 돌파로 응수했지만 아쉬웠다. 스페인은 연장 후반 12분 교체투입된 윌리엄스를 빼고 파블로 사라비아를 넣어 승부차기에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모로코도 종료직전 바드르 베누운을 넣으며 마지막 변화를 줬다. 연장 후반 추가시간 왼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사라비아가 오른발슛으로 연결했지만 크로스바를 맞고 나왔다.

결국 승부는 승부차기로 넘어갔다. 모로코는 첫 키커 사리비가 성공시킨 반면, 스페인은 사라비아가 실축했다. 이어 지예흐가 성공하고, 솔레르가 실패하며 승부는 2-0으로 벌어졌다. 사실상 승부는 끝났다. 모로코의 세번째 키커가 실축했지만, 부누 골키퍼는 부스케츠의 슛까지 막아냈다. 모로코는 마지막 하키미의 슛이 골망을 흔들며 승리를 거뒀다.

모로코는 11일 카타르 도하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포르투갈-스위스 승자와 8강전을 치른다.

알라이얀(카타르)=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