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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현장]'외로운 싸움' 스타디움974는 브라질의 홈이었다

[도하(카타르)=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예상대로였다. 경기장은 브라질의 홈구장이었다. 기세가 오른 브라질은 특유의 삼바리듬을 타기 시작했고, 결과는 안타까울 정도였다.

한국은 6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의 스타디움974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2022년 카타르월드컵 16강전에서 1대4로 패했다. 12년만에 월드컵 16강에 성공한 한국은 브라질에 완패하며, 월드컵 여정을 마무리했다.

애초부터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고 했다. 실력, 명성, 몸값 모든 면에서 브라질은 상대가 되지 않는 적수였다. 월드컵 5회 우승, 현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선수단 몸값만 1조5000억원, 브라질의 현주소다. 조별리그에서 다소 고전하긴 했지만, 브라질은 브라질이다. 이번 대회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다. 가장 최근 맞대결이었던 6월 A매치에서도 한국은 홈에서 경기를 펼쳤음에도 브라질에 1대5로 패했다.

물론 12년만에 16강 무대를 밟은 한국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예전과는 다른, 우리만의 축구로 올라왔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 여기까지 올라온만큼, 동등한 입장이지만, 브라질은 그만큼 레벨이 다른 상대다. 선수단 전체가 월드클래스다.

상대만으로도 벅차지만, 극복해야 할 것이 한둘이 아니었다. 가장 신경쓰이는 것은 분위기다.

브라질은 이번 대회 최고의 인기팀이다. 우승후보 1순위에 스타군단인만큼,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다. 브라질의 조별리그 첫 경기였던 세르비아전은 무려 250명의 취재진이 FIFA의 거절 통보를 받을 정도로 큰 관심을 받았다. 브라질 팬들이 대거 넘어오기도 했지만, 카타르 현지 팬들까지 합세하며 사실상 홈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한국은 많은 수는 아니지만, 열성적인 붉은 악마의 응원에 힘을 냈다. FIFA는 이번 대회 응원 수치를 조사했는데, 한국-우루과이전이 131데시벨로 1위에 올랐다. 한국-가나전도 4위였다. 이 열띤 응원 덕에 우리는 상대와의 기싸움에 밀리지 않았다.

하지만 조별리그를 끝으로 붉은 악마들이 대거 한국으로 돌아왔다. 남았다고 하더라도 표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인 상황. 반면 브라질팬 들은 이번 16강전 입장권을 대량 구매했다. 브라질을 좋아하는 타국팬들까지 가세하며, 브라질의 홈분위기를 만들었다.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우리만의 경기를 보여줘야 했지만, 너무 이른 시간 선제골을 허용했다. 상대 기를 올려줬고, 덩달아 응원단도 들썩였다. 환상적인 움직임으로 세 번째 골까지 만들어내자 분위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취재석에서도 압도될 정도, 당연히 우리 선수들도 가라 앉았다. 마지막까지 붉은 악마들은 포기않고 선수들을 응원했지만, 승부는 이미 갈렸다.

브라질 선수들만으로도 벅찼던 우리 선수들은 이중고를 겪어야 했다.

도하(카타르)=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