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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부 출범 후 첫 금융권 수장 인사…연임 성공할 CEO는 누구?

연말에 접어들면서, 금융권에서는 임기가 곧 만료되는 수장들의 거취 및 새로운 인물에 대한 전망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금융권 첫 대규모 CEO 인사인 만큼 각 수장들의 연임 여부와 함께 낙하산 인사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

가장 인사가 임박한 곳은 NH농협금융과 IBK기업은행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병환 NH농협금융 회장의 임기가 올해 말 끝난다. 손 회장을 비롯해 권준학 NH농협은행장, 김인태 NH농협생명 대표이사, 강성빈 NH벤처투자 대표 등의 임기도 연말까지다.

NH농협금융은 지난달 중순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가동해 경영 승계 절차를 개시한 상태다.

임추위 위원은 함유근 사외이사를 위원장으로 이순호 사외이사, 이종백 사내이사, 배부열 부사장, 안용승 이사 등 5명으로 꾸려졌다. 이들은 농협금융 지배구조 내부규범에 따라 경영승계 절차가 개시된 날로부터 40일 이내에 추천 절차를 마무리하게 된다.

빠르면 이달 중순 전 차기 NH농협금융 및 계열사 CEO 선임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임추위가 차기 CEO를 추천하면 NH농협금융과 각 계열사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된다.

일각에선 윤 정부 출범 이후 5대 금융지주 중 첫 회장 임기가 만료되는 만큼 전직 관료 출신 등이 낙하산으로 내려올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윤 정부 인수위원회에 참여했던 인사나, 기획재정부 출신 전직 관료 출신 중에서 NH농협금융 회장에 낙점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임추위가 검토하고 있는 회장 후보 리스트에도 전직 관료 출신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농협은행장은 그동안 연임한 사례가 거의 없어 권 은행장의 연임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018년 취임한 이대훈 전 농협은행장이 1년의 짧은 임기 후 1년씩 두 차례 임기를 연장한 적은 있지만, 대부분 은행장은 1∼2년의 본 임기를 마치고 물러났다.

내년 1월 2일 임기가 끝나는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의 후임 인사도 관심사다. 기업은행장의 경우 금융위원장의 임명 제청과 대통령의 임명을 통해 선임된다. 정부 내부에서 후보 낙점이 늦어지면 행장 자리가 당분간 공석이 될 가능성도 있고, '낙하산 인사'를 경계하는 노조의 반발도 변수다.

기업은행 안팎에서 윤 행장의 후임으로 거론되는 후보는 관료 출신 외부 인사인 정은보 전 금감원장과 김성태 현 IBK기업은행 전무와 최현숙 IBK캐피탈 대표 등 내부 인사들이다.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거취도 관심사다.

신한금융지주의 경우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조용병 회장이 3연임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올해 신한금융이 KB금융를 뛰어넘고 역대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부정 채용' 의혹도 지난 6월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되면서 사그라졌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지난달 29일 진옥동 신한은행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과 함께 차기 회장 후보로 올랐다.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오는 8일 사외이사 전원이 참석하는 확대 회의를 열어 3명 가운데 1명을 추천할 계획이다. 이사회는 곧바로 이 추천자를 최종 후보로 확정할 예정이다.

부회장직 신설 여부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2개 신한금융 부회장 자리가 새로 마련될 가능성이 있는데, 부회장 후보로는 진 행장과 임 사장, 허영택 신한금융지주 부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거취는 불투명하다.

내년 3월 말까지가 임기인 손 회장은 당초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우세했다. 손 회장은 우리금융 재출범을 이끈데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3분기까지 최대 실적을 내는 등 우리금융의 호실적을 이끌어냈다.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문책 경고를 받긴했지만, 이후 취소소송 1·2심에서 연이어 승소하면서 사법 리스크도 해소됐다는 분석에 힘이 실렸다.

그러나 지난달 9일 금융위원회가 우리은행의 라임펀드 불완전 판매와 관련, 손 회장에 대해 문책 경고 상당의 제재를 내리기로 의결하며 연임에 경고등이 켜졌다.

금융권에서는 금융위가 1년 6개월간 미뤄온 징계를 갑자기 결정한 것이 손 회장을 밀어내고 낙하산 인사를 앉히기 위함이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한편 박성호 하나은행장의 임기도 내년 3월까지다. 박 행장 임기 동안 은행 실적이 호조를 보인 만큼 연임에 큰 무리가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지난 3월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취임 후 조직개편이 있을 수 있고 박 행장의 부회장 승진 가능성도 열려있다는 점은 변수로 거론되고 있다.

이미선 기자 alread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