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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7일 뒤 접종했다고?'…中, 백신 접종 독려 속 조작 논란

고령층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서두르는 중국에서 70대 노인이 사망한 지 7일 뒤 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기록된 사실이 드러나 조작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신경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3일 후난성 창사의 한 여성은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에서 "어찌 된 영문인지 돌아가신 아버지의 방역용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에 아버지가 백신 접종을 완료한 것으로 돼 있다"고 밝혔다.
이 여성은 "아버지는 건강상의 문제로 생전에 한 번도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는데 3차례 접종한 것으로 기록돼 있었다"며 "세 번째 접종일은 8월 9일로, 아버지가 사망한 지 일주일이 지난 뒤였다"고 말했다.
그가 증거로 올린 화장 증명서와 백신 접종 기록을 보면 그의 아버지는 지난 8월 2일 숨졌고, 유족은 당일 화장했다.
그러나 고인의 방역용 앱에는 지난 5월 7일과 7월 9일 접종하고 8월 9일에 세 번째 백신을 맞은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이 여성 주장대로라면 한 번도 접종하지 않은 그의 부친이 부스터 샷까지 마친 것으로 둔갑한 것이다.
현지 방역 당국은 "방역 시스템 오류에 의한 것"이라며 "접종 기록을 바로 잡았다"고 밝혔다.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한 번도 아닌 세 차례나 접종한 것으로 기록된 점으로 미뤄 단순한 오류가 아닐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3월 중국에서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자 중국 방역 당국은 백신 접종률을 높이라며 특히 코로나19 치명률이 높은 고령층의 접종을 강화하라고 일선에 지시한 바 있다.

그러나 백신을 접종한 뒤 위중해지거나 사망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면서 노인층이 접종을 꺼리자 일선 방역 당국이 문책을 피하려고 접종률을 올리기 위해 미접종 노인을 접종자로 등록했을 것이라는 게 누리꾼들의 분석이다.
한 중국인은 "농촌에서는 유전자증폭(PCR) 전수 검사에 참여하지 않은 주민을 검사받은 것으로 꾸미거나 백신 접종을 안 했는데도 접종한 것으로 만들곤 한다"며 "통계를 믿을 수 없으니 방역 정책에 대한 불신이 더욱 커지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중국 방역 당국 통계에 따르면 60대 이상의 백신 1차 접종률은 90%를 넘어섰지만, 나이가 많을수록 접종률이 떨어져 80세 이상은 65.7%만 2차 접종을 했고, 부스터 샷까지 한 경우는 40%대에 불과하다.
지난달 말 '제로 코로나'에 반대하는 '백지 시위' 발생 이후 잇단 방역 완화 조처를 내놓은 중국 방역 당국은 고령층 백신 접종 강화를 독려하고 있다.
pjk@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