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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현장]'1-5 대패, 그때와는 달라' 16강 상대가 브라질이라 더 반가운 벤투호

[알라이얀(카타르)=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29년 전인 1993년 10월이었다.

대한민국은 1994년 미국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자력 본선 진출이 물건너갔다. 최종전에서 북한에 3대0으로 승리했지만 웃을 수 없었다. 일본이 승리하면 끝이었다. 터벅터벅 걸어나오는 순간 기적같은 소식이 들렸다.

일본이 경기 종료 20초를 남겨놓고 이라크에 통한의 동점골을 허용하며 2대2로 비겼다. 결국 한국이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기적적으로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도하의 기적'이었다.

카타르는 또 한번 '약속의 땅'이었다. '도하의 기적' 시즌2가 2022년 12월 3일(이하 한국시각) 현실이 됐다.

대한민국이 이날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년 카타르월드컵 H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포르투갈에 2대1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 시작 5분 만에 호르타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전반 27분 김영권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1-1, 그러나 한 골이 모자랐다. 기다리던 골은 후반 인저리타임에 터졌다. 왼쪽 햄스트링으로 고통의 나날을 보낸 황희찬이 손흥민의 스루패스를 극장골로 연결했다. 하지만 끝이 아니었다.

같은 조의 우루과이와 가나의 경기가 끝나지 았다. 우루과이가 2-0으로 리드하고 있었다. 우루과이가 한 골만 더 넣으면 골득실에서 밀렸다. 그라운드에서 가슴졸이며 약 8분을 더 기다려야 했다. 다행히 골은 터지지 않았고, 대한민국의 16강 진출이 확정됐다. 손흥민은 환희의 눈물을 쏟아냈고, 태극전사들은 뒤엉켜 환호했다.

태극전사들은 2010년 남아공 대회 이후 12년 만의 월드컵 16강 진출의 대위업을 달성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포함해 역대 세 번째 조별리그 통과의 대역사를 작성했다. 그것도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위 포르투갈(대한민국 28위)의 파고를 넘었다.

H조 1위는 포르투갈(2승1패·승점 6)이 차지했다. 한국은 우루과이에 다득점에 앞서 조 2위(승점 4)로 관문을 통과했다.

16강 상대도 결정됐다. G조 1위 브라질이 이날 카메룬에 0대1로 패했지만 대세에는 지장이 없었다. 대한민국은 6일 오전 4시 도하의 스타디움974에서 세계 최강 브라질과 8강 진출을 다툰다.

'구면'이다. 불과 4개월 전인 지난 6월 2일 상암벌에서 맞닥뜨렸다. 하지만 벤투호는 1대5로 대패하며 실력차를 실감했다.

하지만 친선경기와 월드컵은 다르다. 태극전사들도 자신감이 가득하다. 손흥민(토트넘)은 "너무 좋지만 끝난게 아니다. 16강에서 더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한다. 지금 선수들 너무 좋아하고 감정적으로 들떠 있다. 하지만 오늘까진 이 감정을 유지하고 내일부터 또 새로운 마음으로 다른 경기를 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조규성(전북)은 "브라질이랑 했을 때 크게 졌다. 월드컵은 다르다. 기적을 보여줬듯이, 브라질과도 한 번 부딪혀 보고 싸우고 싶다. 가봐야 아는 거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황희찬(울버햄턴)은 "어떤 상대든 월드컵 16강에 온 팀은 되게 강한 팀이다. 어떤 팀이 됐든 준비 잘해야 한다. 시간이 없기에 회복 잘해야 한다. 브라질 상대로 즐기는 것이 아니라 이기고 잘하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 이기고 싶은 마음이 크다. 더 잘 준비하고 이기는데 집중하겠다"고 했다.

이강인(마요르카)도 "힘든 상대지만 우리가 잘 준비해서 보여드릴 것이다. 다 보여주면 충분히 꼭 승리할 수 있지 않을까.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고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알라이얀(카타르)=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