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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ON]'16강 명장' 반열 오른 벤투 감독, 여전히 배가 고프다

[도하(카타르)=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 "월드컵에 진출한 것으로 만족한다. 16강 진출에 압박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 어려울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조별리그 3경기를 최선을 다해서 임할 것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의 첫 출사표였다. 선수들을 향해선 "그런 만큼 더 즐겨라"라고 주문했다.

벤투 감독은 3일(한국시각) 포르투갈전을 함께하지 못했다. 가나전 '퇴장 징계'로 벤치를 비웠다. 그 자리는 세르지우 코스타 수석코치가 대신했다.

벤투 감독은 선수단 버스와 함께 격전지인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으로 이동했다. 도착 직후 '격리'됐다. 그는 드레싱룸이 아닌 관중석으로 향했다.

환경이 어색한 듯 계속해서 두리번거렸다. 좌불안석이었다. 가슴을 졸이며 경기를 보던 그는 후반에는 아에 서서 관전했다.

포르투갈 대역전승은 후반 추가시간 1분 완성됐다. 손흥민(토트넘)의 스루패스를 황희찬(울버햄턴)이 해결했다. 그 순간 벤투 감독도 어쩔 줄 몰라했다. 승리의 세리머니 대신 화들짝 놀라 휘둥그레진 그의 눈이 압권이었다.

16강이 확정된 직후 마침내 그의 '징계'도 풀렸다. 벤투 감독은 경기장 터널에서 만난 코스타 코치와 진한 포옹을 나눴다.

코스타 코치의 '감독 역할'은 경기 후 공식기자회견이 마지막이었다. 그는 "벤투 감독이 여기에 앉아 있어야 한다. 난 여기 앉아 있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감독님 옆에 있는 걸 더 좋아한다. 벤투 감독님은 정말 훌륭한 감독"이라며 "벤투 감독은 그동안 세세하게 하나하나 짚어주면서 잘 가이드했다. 16강전까지는 이제 72시간밖에 없다. 빨리 회복해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한민국은 6일 G조 1위 브라질과 16강에서 만난다. 코스타 코치는 "비관론도 낙관론도 있었지만 16강 진출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물론 상대의 강, 약점 분석을 모두 끝냈다. 겸손하게 준비하는 대신 16강 진출에 야심을 갖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벤투 감독은 우루과이와의 조별리그 1차전 후 브라질 분석에 들어가 화제가 됐다. 코치 2명을 브라질과 세르비아전에 파견했다. 당시는 의문부호가 컸지만 현재는 탄식으로 뒤바뀌었다. '여전히 배가 고프다'는 점을 일찌감치 실행에 옮긴 것이다.

벤투 감독은 한국 축구와 4년을 동고동락했다. 춘하추동이 춤을 췄다.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지만 중간 중간 위기도 있었다.

카타르월드컵 전망도 밝지 않았다. 우루과이, 포르투갈, 가나의 틈새에서 16강 진출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지배적이었다. 벤투 감독이 그 어려운 16강 진출을 해냈다. 조국인 포르투갈을 무너뜨린 날이라 감회 또한 남달랐다.

한국 축구 사령탑으로는 거스 히딩크, 허정무 전 감독에 이어 세 번째로 한국 축구를 월드컵 16강에 올려놓았다. 원정에선 2010년 남아공 대회 이후 12년 만이다. 벤투 감독은 '명장'으로 한국 축구사에 남게 됐다. 도하(카타르)=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