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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부터 겨울 진객 두루미 지켜라…철원 농부들 대책 마련 부심

겨울 철새의 낙원으로 불리는 강원 철원평야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 지역 농부들이 두루미 지키기에 나섰다.
겨울 진객인 두루미와 재두루미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이어서 국제적으로 보호를 받는 철새다.
해마다 철원 민통선에 수천 마리가 찾아와 철책 위를 자유롭게 비행한다.
올해도 철원평야에는 재두루미 7천여 마리와 두루미 600여 마리가 날아든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전국에서 AI가 발생하면서 두루미들의 안전한 겨울나기가 위협받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말 순천만에서는 일본에서 날아든 흑두루미 개체 중 일부가 고병원성 AI에 감염돼 폐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철원 두루미 월동지 인근인 동송읍 오덕리에서 최근 발견한 쇠기러기 폐사체도 고병원성 AI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돼 확산 방지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 철원 농민들은 조류 감염병으로부터 두루미를 지키고자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먼저 두루미들에게 깨끗한 물을 공급하기 위해 무논(물을 댄 논)의 고인 물이 오염되지 않도록 계속 지하수를 퍼올려 흘려보내고 있다.
또 큰 무리가 한 곳에 모이지 않도록 15개의 논 총 66만여㎡를 무논으로 운영하고 있다.
먹이도 한 곳에 집중해서 뿌리지 않고 넓은 평야 곳곳으로 분산 살포하고 있다.
또 전문적인 대책을 세우고자 국내 저명 생태학자와 조류학자, 환경 생태 비영리단체 등을 초청해 워크숍을 열 계획이다.
최종수 철원두루미운영협의체 부회장은 4일 "기러기·오리 등으로부터 두루미 잠자리를 분리하고 수백 마리 군집을 분산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워크숍을 통해 전문가 대책을 세워 천연기념물 두루미를 감염병으로부터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도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까지 철원에서 AI에 감염된 두루미 폐사체는 발견되지 않았다.
yangdoo@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