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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ON]'하얗게 태웠다' 김문환, 누녜스 막으면서 58번이나 스프린트했다

[도하(카타르)=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우루과이전, 숨은 주역은 오른쪽 풀백 김문환(전북)이었다.

오른쪽 풀백은 벤투호의 고민 중 하나였다. 확실한 주전이 없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김문환 김태환(울산) 윤종규(서울), 세 명의 선수를 카타르까지 데려갔다. 주전 경쟁은 이어졌다. 각자 장점도 확실하지만, 단점도 있었다. 그래서 고민이 컸다. 왼쪽의 김진수(전북) 마저 정상이 아닌 상황, 오른쪽 마저 부진할 경우, 좌우 풀백의 오버래핑을 공격 시발점으로 삼는 벤투식 전술에 균열이 올 수 있었다.

김문환이 100% 자기 몫을 해냈다. 김문환의 존재로 오른쪽은 고민이 아닌 장점이 됐다. 김문환은 이날 팀내 최다인 63번의 패스를 성공시켰다. 성공률도 90%가 넘었다. 오버래핑도 활발했다. 팀내 최다인 58번의 스프린트를 했다. 줄기차게 우루과이의 왼쪽을 노렸다. 이 수치가 어느정도로 대단하냐면, 손흥민(토트넘)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톱5에 들 정도로 스프린트를 많이 하는데 평균이 20회 정도다. 세 경기치를 한 경기에 한 것이다.

한국은 이날 파이널서드에 42번 진입했는데 김문환이 자리한 오른쪽에서 절반이 넘는 23번이 나왔다. 김문환은 나상호와 멋진 호흡을 보이며 계속해서 기회를 만들어냈다. 이날 가장 골과 가까웠던 황의조의 슈팅도 김문환의 컷백에서 비롯됐다.

수비도 만점에 가까웠다. 사실 김문환은 공격력에 비해 수비력이 좋은 선수는 아니다. 우루과이의 왼쪽에는 세계적인 공격수 다윈 누녜스가 자리했다. 누녜스는 속도 뿐만 아니라 압도적 신체능력을 바탕으로 한 힘까지 갖고 있었다. 작은 체구의 김문환 입장에서는 벅찰 수 있었다. 하지만 김문환은 악착같은 움직임으로 누녜스를 막았다. 김문환은 이날 컨디션이 대단히 좋았는데, 경합 상황에서 한발 빠른 반응력으로 먼저 선대응하며 누녜스와의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다. 결국 누녜스는 후반 자리를 오른쪽으로 옮겨야 했다. 이날 김문환은 태클 성공 1회(100%), 걷어내기 3회, 인터셉트 2회, 리커버리 5회 등을 기록했다.

김문환은 "생애 첫 월드컵에서의 첫 경기였다. 마음가짐부터 달랐다"며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친 부분은 괜찮은 결과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오늘 경기를 점수로 따지면 70점을 줄 것 같다"고 밝혔다.이어 "감독님께서 누녜스가 빠르고 힘이 좋다면서 접어서 오른발로 때리는 슈팅을 경계하라고 말씀해주셨다"며 "정말 많이 준비했고 뚫리기 싫었다. 누녜스에게 골을 먹기가 싫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서 막았다"고 전했다.

첫 월드컵에 나선 김문환은 환상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벤투 감독의 고민도 말끔이 씻어냈다.

도하(카타르)=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