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비록 경기에는 나설 수 없었지만, 존재감 만으로도 큰 인상을 남겼다.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30)이 안면 골절 수술 후 처음 홈 구장을 찾아 동료들을 응원했다. 특히 손흥민은 하프타임 때 팬들의 사인 요청에 정성껏 응하는 모습을 보여줘 큰 감동까지 전했다. 큰 부상에도 아랑곳 않는 프리미어리그 슈퍼스타의 팬 서비스였다.
손흥민은 13일 자정(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즈 유나이티드와의 2022~2023시즌 EPL 16라운드 홈경기 때 경기장을 방문했다. 지난 2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마르세유(프랑스)와의 경기에서 공중볼 다툼을 하다 상대 선수와 충돌하며 얼굴을 다친 뒤 11일 만에 처음으로 경기장에 등장했다. 손흥민은 당시의 충격으로 왼쪽 눈 부위 뼈 4군데가 부러지는 안와골절 부상을 입었다. 결국 손흥민은 수술까지 받았다.
하지만 부상도 손흥민의 의지와 열정을 꺾을 순 없었다. 손흥민은 월드컵 출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고, 결국 12일에 발표된 한국 축구대표팀 최종 명단(26인)에 포함됐다. 외신들을 일제히 손흥민의 한국 대표팀 발탁 소식을 전하며 부상에도 꺾이지 않은 손흥민의 의지에 경탄했다.
이에 그치지 않았다. 손흥민은 수술 후 첫 외부 활동으로 홈경기 응원을 택했다. 이날 손흥민은 유니폼이 아닌 사복 차림으로 경기장에 등장했다. 갈색 체크 무늬 가디건을 입은 손흥민은 검은 색 뿔테 안경을 착용했다. 하지만 두꺼운 뿔테 안경으로도 붓기가 덜 빠진 얼굴을 완전히 가릴 수 없었다. 당시의 충격과 수술의 여파가 손흥민의 얼굴에 드러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흥민은 최선을 다해 동료들을 응원하는 한편, 팬들의 사인 요청에 성실히 응했다. 경기 전에도 팬들의 사인 요청에 응한 손흥민은 하프 타임 때는 아예 선수 출입구 쪽 복도에 서서 관중석에서 내민 팬들의 사인 요청에 환한 표정으로 일일이 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슈퍼스타의 팬 서비스란 바로 이런 것이다'라고 온몸으로 증명했다.
손흥민의 이런 열정 덕분일까. 토트넘은 리즈 유나이티드의 엄청난 공세에 고전했지만, 끝내 경기 막판 터진 데얀 클루셉스키의 극장골을 앞세워 4대3으로 재역전승을 거뒀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