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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예금에 몰린 시중자금…'돈줄 마른' 대기업 대출 100조 돌파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예금(수신) 금리가 뛰면서 시중자금이 은행 예·적금으로 몰리는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반면 금리 상승으로 회사채 발행 환경이 악화하면서 은행으로부터 자금을 빌리는 대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 '이자 한 푼이라도 더'…정기예금 한 달새 30조원 급증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5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정기예금 잔액은 760조5천억원으로 8월 말(729조8천억원) 대비 30조7천억원, 4.2% 증가했다.
같은 기간 5대 은행의 정기적금 잔액은 38조7천억원에서 39조3천억원으로 1.5%(6천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5대 은행 예·적금이 한달 새 31조원 이상 불어난 셈이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올해 9개월 동안 정기예금 증가 규모는 106조원(654조9천억원→760조5천억원)에 달한다. 정기적금 역시 4조2천억원(35조1천억원→39조3천억원) 가량 증가했다.
반면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655조1천억원으로 전달 말(659조6천억원) 대비 4조5천억원(-0.7%) 줄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예금금리가 상승하자 고객들이 금리가 낮은 요구불예금 등에서 돈을 빼 정기예금 등으로 옮기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 회사채 발행 여건 악화→대기업 대출 급증
대출 시장에서는 회사채 발행 여건 악화 등으로 대기업들이 은행을 찾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의 대기업 대출 잔액은 100조원(100조4천억원)을 돌파했다.
전달 말(96조7천억원)과 비교하면 한 달새 3.9%, 3조7천억원 늘었다.
올해 들어 월별 대기업 대출 증가 규모(전달 말 대비)는 지난 1월 1조9천억원에서 2월 1조4천억원, 3월 3천억원 등으로 줄다가 4월 1조5천억원, 5월 2조3천억원, 6월 1조9천억원, 7월 2조7천억원, 8월 2조1천억원에 이어 9월에는 4조원에 육박하는 등 전반적인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다만 9월 말 기준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594조4천억원으로 전달 말(590조6천억원)과 비교하면 0.6%(3조8천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대기업 대출 증가는 금리 상승 기조 속에 회사채 발행을 통한 기업 자금조달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8월 회사채 발행 규모는 20조5천30억원으로 전달(20조5천950억원) 대비 0.4%(920억원) 줄었다.
특히 8월 일반회사채 발행은 1조3천355억원(14건)으로, 전월 대비 1조9천425억원(-59.3%) 감소했다.
부동산 시장 침체 속에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세는 둔화하고 있다.
9월 말 기준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95조원으로 8월 말(696조4천억원) 대비 1조4천억원(-0.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은 507조3천억원에서 508조3천억원으로 1조원(0.2%) 증가하는데 그쳤고, 개인신용대출은 127조6천억원에서 125조5천억원으로 오히려 2조1천억원(-0.6%) 감소했다.
전세자금 대출 규모는 8월 말 133조9천억원에서 9월 말 134조2천억원으로 3천억원(0.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pdhis959@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