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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룬전 지켜봐야 할 세 포인트, 중원, 오른쪽 풀백, 그리고 이강인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카메룬전 체크 포인트는 중원, 오른쪽 수비, 그리고 이강인(마요르카)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A대표팀은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카메룬과 친선 평가전을 치른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진행되는, 사실상 마지막 실전 점검인만큼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세가지 포인트를 살펴봤다.

▶중원

벤투 감독은 공격수 숫자를 늘리기 위해 수비형 미드필더를 한 명 세우는 것을 선호한다. 정우영(알 사드)이 낙점을 받았다. 정우영은 최종예선에서 다소 불안하기는 했지만, 훌륭히 역할을 소화했다. 하지만 의문 부호는 가시지 않았다. 우려는 지난 6월 A매치를 통해 현실이 됐다. 정우영은 상대 압박에 흔들리며 공수에 걸쳐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 코스타리카전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사실 정우영 개인 보다 전술 구조의 문제가 컸다. 좌우 풀백은 물론 중원 파트너인 황인범(올림피아코스)까지 공격에 가담하며, 홀로 중원을 지켜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정우영에 하중이 걸리며 수비 전체가 흔들리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따라서 벤투 감독이 이 형태에 대한 변화를 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관건은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다. 월드컵 본선에서는 우리보다 강한 상대를 만나는만큼, 공격 숫자를 줄이더라도 수비적인 안정감을 줄 필요가 있다. 정우영을 도와줄, 포백 앞에서 함께 싸워줄 수비형 미드필더를 늘리자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벤투 감독 역시 코스타리카전 이후 더블 볼란치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만약 형태를 그대로 '원 볼란치(한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유지한다면, 이 자리를 놓고 정우영과 손준호(산둥 타이산)의 주전 경쟁도 지켜볼만 하다. 손준호는 코스타리카전 후반 투입돼 왕성한 활동량과 정확한 중장거리 패스로 눈도장을 찍었다. 손준호가 투입될 경우, 중원에서 공격을 전개하는 형태가 달라질 수 있는만큼 눈여겨볼 포인트다.

▶오른쪽 풀백

사실상 베스트11의 윤곽이 나온 벤투호의 마지막 격전지는 오른쪽 풀백이다. 코스타리카전에서 윤종규(서울)가 풀타임을 소화하며, 구도가 또 다시 요동쳤다. 당초만 하더라도, 김문환(전북)이 반발 앞서 있고, 김태환(울산)이 뒤쫓는 구도였다. 6월 A매치까지는 그랬다. 하지만 동아시안컵에서 김문환이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벤투 감독은 코스타리카전에서 전격적으로 윤종규 카드를 꺼냈다. 수비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있었지만, 공격적으로는 만점 활약을 펼쳤다. 측면에서 직선적인 움직임을 펼치는 김문환 김태환과 달리, 안으로 좁혀서 미드필더처럼 플레이할 수 있다는 강점을 적극 어필했다. 황희찬(울버햄턴)의 첫번째 골을 돕기도 했다. 벤투 감독도 "대표팀에서 많은 시간을 함께 하지 않았지만, 윤종규는 만족스럽고, 좋은 경기를 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경쟁은 계속된다. 벤투 감독은 "카메룬전에는 어떤 옵션을 가져갈지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대기 중인 김문환과 김태환 중 부름을 받을 공산이 크다. 둘이 어떤 경기력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월드컵 최종 엔트리 오른쪽 풀백 구도도 선명해질 전망이다.

▶이강인

벤투 감독은 지난 코스타리카전에서 이강인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벤투 감독은 "모든 선수들이 출전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카메룬전은 다를 것으로 보인다. 카메룬전은 이강인을 테스트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스타일상 이강인이 그간 벤투 감독이 선호하지 않은 유형이라 하더라도, 이강인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카드다. 이강인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도 인정받는 창의성과 차원이 다른 왼발킥 능력을 지녔다.

하지만 활용에 있어서 고민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벤투호 중원의 핵심은 누가 뭐래도 황인범이다. 황인범은 코스타리카전에서도 최고의 모습을 보이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황인범은 기동력, 패싱력, 창의성까지 두루 갖췄다. 이강인이 가세할 경우, 황인범과 동선이 겹칠 수 있다. 그렇다고 이강인을 위해 '키맨' 황인범의 역할을 축소시키는 것은 팀 전체적으로 아쉬울 수밖에 없다. 벤투호는 이미 황인범 중심으로 허리진을 구축한 상황이다. 이강인을 측면으로 돌리자니, 가진 것을 100% 활용할 수 없다. 여러모로 딜레마일 수밖에 없다.

벤투 감독은 "카메룬전은 코스타리카전과 다른 전술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벤투 감독이 과연 이강인을 활용할지, 그렇다면 어떻게 활용할지 카메룬전 최대 관전 포인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