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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카, 상장 한달만에 주가 '2만8000원→1만7800원' 급락 왜?

쏘카의 연이은 주가 하락으로 '2만원 선'마저 붕괴되면서 '시총 1조원'이 점점 멀어지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장일인 지난 8월 22일 공모가 2만8000원에서 시작한 쏘카의 주가는 22일 종가 기준 1만7800원까지 떨어졌다. 한달 전 시초가 보다 36%가량 떨어진 셈이다. 코스피 1호 '유니콘 특례상장' 기업으로 시작했지만, 이날 시가총액은 5825억원으로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으로 불리기에는 턱없이 모자란 상황이다. 유니콘 특례상장이란 한국거래소가 유니콘 기업의 영업이익 등이 상장조건에 미달하더라도 미래 성장성 등을 고려해 상장 조건을 완화해주는 제도다.

▶상장 한달 만에 시총 '뚝'…금리인상 등으로 투자심리↓

앞서 쏘카는 공모가 산정 단계에서부터 고평가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쏘카가 매출액 대비 기업가치 비율(EV/Sales) 방식을 적용하면서 글로벌 차량 공유 업체 우버(2.4배)와 리프트(1배)보다 높은 7.7배의 기업가치를 산정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이는 IPO 수요예측 과정에서 저조한 경쟁률로 이어지며 희망 공모가 범위(3만4000~4만5000원)보다 낮은 2만8000원에 공모가를 형성했다.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에선 경쟁률 56.07대 1의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일반 청약경쟁률은 14.4대 1, 청약증거금은 1834억원으로 역시 저조했다.

같은 날 상장한 대성하이텍이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1935대 1,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에서 1136.44대 1의 경쟁률과 4조2500억원의 청약 증거금을 끌어모은 것과 대조적이다.

결국 쏘카는 상장 첫날인 지난달 22일 시초가(2만8000원)보다 6% 내린 2만63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주가 하락으로 시총은 8607억원에 그치며 불안한 출발을 알렸다. 지난달 26일 2만7350원에 종가를 형성, 4거래일간 소폭 상승하며 회복세를 보이는 듯했지만, 다음 거래일인 지난달 29일 시가 대비 5.85% 급락하며 2만57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며 시총은 22일 종가 기준 5825억원까지 줄었다. 22일은 주식 197만4524주에 대한 보호예수(상장 후 일정 기간 주식을 매도하지 못하게 하는 것) 해제와 증시 불안정성 등의 영향으로 전날보다 1.93% 하락한 1만7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재무적 투자자(FI)의 보호예수 물량은 상장 후 3개월, 6개월에도 추가로 풀릴 예정이라 대규모 매도에 대한 우려는 지속될 전망이다.

쏘카의 주가 하락은 미국발 금리인상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성장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쏘카는 미래 가치로 판단되는 성장주 종목인데, 국내외 금리인상으로 자금 수요가 막히면서 적극적인 사업 확대 가능성이 불투명해지자 투자자들이 투자를 기피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상장 이후 기관 투자자의 매물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 점 또한 주가 하락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쏘카는 상장 당시 수요예측 과정에서 의무 보유를 약속한 기관이 적어 상장 직후 대규모 물량이 쏟아져 나올 가능성이 큰 상황이었다.

기관 투자자는 364만주 중 244만3700주(67.1%)를 배정받았고, 이중 의무보유 미확약 물량은 225만6700주(92.35%)에 달했다. 기관은 이달 중 지난 2일을 제외하고는 주식을 모두 매도하면서 주가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적자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점도 불리한 요소다. 쏘카는 지난 상반기 기준 71억원의 적자를 냈다. 지난 2020년은 146억원, 지난해에는 21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플랫폼 기업 특성상 차량 구입 등 대규모 초기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수익성 실현에는 일정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쏘카의 입장이지만, 투자자들의 우려는 여전하다.

조대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인상 폭이 크다 보니 차량을 늘리고 거점을 확보하는데 필요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쏘카의 경우 성장성을 평가받는 것이 핵심인데 매크로(거시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확장이 제한적이라 주가에도 타격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조 연구원은 "올해 기업 흑자가 예상되고 현재 주가가 매크로 상황에 기인한 것일 가능성이 큰 만큼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쏘카 "사업 확장·수익성 개선"…업계 전망은 엇갈려

쏘카는 이 같은 주가 하락이 글로벌 경제 둔화 등 외부적인 요인에 의한 것으로 향후 성장 가능성 등 내부적인 요인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쏘카 관계자는 "쏘카는 카셰어링 시장에서 80%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해마다 수익성을 개선해왔고, 올해부터는 전체적인 영업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쏘카는 사업 확대에 지속적으로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인수한 '모두의주차장' 운영사 모두컴퍼니와 전기 자전거 공유 서비스 '일레클'을 제공하는 나인투원 등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토대로 경쟁력을 확대하며 슈퍼 앱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쏘카 앱을 통한 KTX 예약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카셰어 사업의 수익성 개선 역시 노력 중이다. 지난 15일 차량을 편도로 이용할 수 있는 '쏘카존 편도'를 정식 출시하고, 전국 10개 도시로 서비스지역을 확대해 차량 가동률을 높이고 있다.

앞서 금융투자업계는 쏘카의 전망에 대해 엇갈린 예측을 내놓은 바 있다.

이경은 KB증권 연구원은 "계절적 비수기, 코로나19의 영향에 따른 차량 이용량 감소로 1분기 실적은 적자를 지속했지만, 일부 지분 매각과 멤버십 프로그램 강화 등 마케팅 비용 감소로 수익 개선 중에 있다"고 분석했다.

박세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쏘카 자회사들의 빠른 성장에 기반한 시너지 효과와 구독 서비스 정착에 따른 마케팅 비용 절감 등으로 매출 확대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차량 관제시스템(FMS) 서비스화를 통해 배달, 물류 등 대규모 차량 운영이 필수적인 산업으로 진출하며 신규 매출 수단을 확보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김평모 DB투자증권 연구원은 유사한 글로벌 기업들의 주가가 부진하고 해외여행 재개에 따라 성장이 둔화할 수 있다는 점 등을 리스크로 꼽았다.강우진 기자 kwj12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