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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 한화 리빌딩 상징 남지민, 7.2이닝 던진 롯데전 영상 50번쯤 돌려왔고, 9이닝 완투하고 싶어요…오승환 선배 닮았다고요? 야구 잘 하는 건 닮고 싶어요

한화 이글스의 우완 남지민(21)은 마운드 리빌딩의 상징적인 투수다. 고졸 3년차에 풀타임 선발투수로 매경기 경험을 쌓으며 성장하고 있다. 선발투수로 시즌을 시작해 지금까지 선발 자리를 지켰다. 시즌 초반 조기 강판이 이어지고, 들쭉날쭉했지만 벤치의 믿음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반드시 성장해 미래를 책임져야할 선발자원이다.

목표를 하나씩 이루며 존재감을 높여가고 있다. 지난 5월 25일 두산 베어스전에 구원등판해 4이닝 1실점 호투를 하고 데뷔 첫승을 거뒀다. 프로 첫승이 구원승이다. 6월 7일 두산전에선 6이닝 3실점하고 첫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를 달성했다. 또 7월 13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선 7⅔이닝 6안타 2실점을 했다. 고교시절과 프로를 통틀어 가장 긴 이닝을 던졌다.

부산정보고를 졸업하고 2020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한화 지명. 올시즌 16경기(선발 14경기)에 나서 1승8패 평균자책점 6.08을 기록했다. 11일 대전야구장 1루쪽 더그아웃에서 남지민은 만났다.

"초반에는 항상 쫓기는 느낌이었는데, 경험이 쌓이면서 경기를 풀어가는 여유가 생기고 자신감이 붙었어요."

확고하게 자리를 잡지 못한 젊은 선수는 불안하다. 한두 경기 부진하면 2군행을 걱정해야 한다. 그런데 새 외국인 투수 예프리 라미레즈와 펠릭스 페냐가 합류해 선발진 재편이 이뤄졌는데 로테이션에 남았다.

"기록도 안 좋았고 제가 신경 쓴다고 좋아지는 게 아니니까, 보여줄 수 있는 걸 최대한 보여주자는 생각으로 던졌어요. 맞더라도 공격적으로 피칭하자는 생각뿐이었어요."

자꾸 돌아보게 되는 경기가 있다. 5월 5일 어린이날 열린 SSG 랜더스전이다.

"그날 선발로 나서 1이닝을 던지고 내려왔어요. 중간투수 형들한테 너무 미안하고 죄송했어요. 그 경기가 제일 아쉬워요."

시즌 세번째 선발등판 경기였던 SSG전에서 남지민은 1이닝 동안 3안타 4사구 3개를 내주고 4실점했다. 인천 문학야구장에는 2만3000명의 만원관중이 경기를 지켜봤다.

7월 13일 롯데전은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다.

"선발투수의 첫번째 임무는 긴 이닝을 책임지는 것이죠. 패전투수가 됐지만 최대한 이닝을 길게 끌어갔어요. 그날 워낙 좋았거든요. 제 몫을 한 것 같아 뿌듯했어요."

시간이 날 때마다 롯데전 투구영상을 돌려본다. 선발등판 전날에 찾아볼 때도 있다. 자신감을 채우기 위해서다. 지금까지 50번은 본 것 같다고 했다. 30분 동안 계속 돌려본 적도 있다.

"선발등판 전날에는 꼭 맛있는 음식을 먹어요. 혼자서요. 저만이 루틴이죠. 맛있는 거 먹고 잘 자려고 해요."

남지민은 시속 150km 빠른공을 던진다. 강력한 공을 갖고 있지만 볼카운트 싸움에 약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직구 의존도가 높았다. 스트라이크를 던져야할 때 변화구로 카운트를 잡지 못했다.

"불리한 상황에서 직구를 던졌는데 변화구 빈도를 높여가고 있어요. 제가 생각해도 많이 성장한 것 같아요. 변화구가 많이 좋아졌거든요."

풀타임 첫해 목표는 100이닝 투구. 안 다치고 시즌을 끝까지 완주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66⅔이닝을 소화했다.

"제가 백지나 마찬가지거든요. 선발투수 형들은 물론 외국인 투수들에게 많이 물어보고 배워요.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엄청 도움이 돼요."

팬들이 대선배 오승환(40·삼성)을 닮았다는 이야기를 한다고 하자, 남지민은 씩 웃으며 "아닌 것 같은데요. 야구 잘 하는 건 닮고 싶어요"라고 했다.

한화 '원클럽맨'으로 남고 싶은 남지민. 그가 꼭 해보고 싶은 게 있다. 9이닝 완투다.

대전=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