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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끈팬티 액션→벌크업 피지컬'…'카터' 주원, 산전수전 다 겪은 韓톰크루즈 탄생기(종합)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할리우드 액션 스타 톰 크루즈도 입을 다물지 못할 액션이다. 육지와 항공을 넘나들며 맨몸으로 구르고 달린 '액션킹' 주원(35)의 피땀 눈물. 그의 처절한, 그리고 지독한 액션이 전 세계를 사로잡았다.

넷플릭스 액션 영화 '카터'(정병길 감독, 앞에있다 제작)에서 기억을 잃은 채 의문의 작전에 투입된 카터를 연기한 주원. 그가 11일 오전 스포츠조선과 화상 인터뷰를 통해 '카터'를 선택한 이유부터 작품에 쏟은 열정과 애정을 모두 전했다.

영화 '우린 액션배우다'(08)를 시작으로 '내가 살인범이다'(12) '악녀'(17)까지 매 작품 통념을 깨는 액션 신과 파격적인 설정으로 호평받아온 충무로 '액션 마스터' 정병길 감독의 차기작 '카터'. 한층 더 업그레이된 스케일과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익스트림 액션, 여기에 높은 채도의 동양적인 색채를 더한 화려한 볼거리까지 더한 '카터'는 진화된 정통 'K-액션'으로 지난 5일 공개 이후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런 뜨거운 관심을 입증하듯 '카터'는 공개 3일 만에 2730만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영화(비영어) 부문 1위를 차지한 것은 물론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등 총 90개국의 톱10 리스트에 오르며,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리얼 타임 액션 장르의 신세계를 열었다.

무엇보다 '카터'는 주원의 하드캐리한 '끝장 액션'이 눈길을 끌며 흥행을 주도하고 있다. 시대와 장르를 불문하고 매 작품 탄탄한 연기력과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을 선보여온 주원은 '카터'를 통해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강렬한 변신을 시도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카터'에서 기억을 잃고 바이러스의 유일한 치료제인 소녀 정하나(김보민)를 데려오라는 미션을 받고 작전에 투입된 인간 병기 카터로 완벽 변신했다. 3~4개월 동안 강도 높은 트레이닝은 물론 캐릭터의 강인한 외적 모습을 위해 7kg가량 벌크업을 한 주원은 '카터'에서 인간 병기 그 자체로 변신, 아슬아슬한 맨몸 액션부터 오토바이 추격, 고공 액션 등 스펙터클한 액션을 모두 소화하며 역대급 인생 캐릭터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가장 먼저 주원은 국내는 물론 전 세계 흥행에 성공한 '카터'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주원은 "글로벌 1등 너무나 감사한 일이다. 고생해서 촬영한 만큼 많은 분이 관심 가져주셔서 기분이 좋다. 그 어느 때보다 기분이 좋은 것 같다. 내겐 첫 OTT 작품이다. 글로벌하게 작품을 공개한 적이 처음인데 그래서 더 새로웠다"며 "보통은 시청률에 의지했는데 이번은 그렇지 않았다. 전 세계 공개되면서 어떻게 한국의 작품을 봐줄지 고민도, 걱정도 됐고 기대도 많이 됐다. 이 작품에 흥미를 가져주는 것 같고 관심을 가져주는 것 같다. 앞으로도 한국 작품이 모두가 좋아할 만한 새로운 것에 도전해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어 주원은 '카터'를 선택하게 된 계기부터 털어놨다. 그는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이 작품은 해봐야겠다' 싶었다. 시나리오 자체가 심상치 않았다. 한국에서 촬영할 수 있을지, 소화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이 작품은 무조건 도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결과가 어떻게 됐든, 한국에서도 이 정도의 액션물을 만들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물론 공개 이후 '카터'를 향한 호불호도 인지하고 있었다. 주원은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부터 예상했던 부분이었다. 정병길 감독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호불호에도 아무렇지 않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마음은 괜찮다. 그 이유가 누군가는 시도하고 도전할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새로운 것에 도전을 하는 게 맞지 않을까 싶다. 반대로 좋게 봐주시는 분도 많다"고 웃었다.

'카터'를 통해 '끝장 액션'의 정성을 보인 주원은 "내가 액션을 못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이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부터 그 이상의 액션 준비가 많이 필요했다. '카터'에 나온 액션 신은 어느 정도는 원테이크로 소화를 해야 했다. 그래서 액션을 통으로 외워야 했다. 목욕탕 신, 봉고차 신 등 큰 액션은 통으로 외워 액션을 소화했다. 액션 스쿨에 다니며 액션을 준비했고 오토바이도 처음 타봤는데 촬영 전 오토바이 면허증도 따야 했다. 운동은 꾸준히 해왔지만 이 작품의 촬영 전 3~4달간 운동 강도를 많이 올렸다. 조각 같은 몸보다 큼직한 몸을 만들기 위해 지방과 근육을 같이 올리는 벌크업을 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카터' 속 최애하는 액션 장면으로 봉고차 액션을 꼽은 주원은 "가장 어려웠던 액션은 봉고차 액션이었다. 봉고차 3대를 붙여 촬영했다. 연습할 때는 봉고차 안이 아니라 수그리는 정도로 연습했는데 실제 봉고차는 남자 성인 2명만 있어도 꽉 차더라. 상대가 다 외국인이라 피지컬 자체가 굉장히 크다. 비좁은 환경에서 촬영을 해야 했고 비 오는 신이라 바닥도 미끄러웠다. 무릎을 꿇고 싸우는 액션이라 가장 힘들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너무 잘 나와 마음에 들고 만족스러웠다. 다만 촬영 때는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많이 남는다. 개인적으로 '카터'는 액션에서는 아쉬운 부분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작품에서 정병길 감독은 카터라는 캐릭터에 대해 많이 열어줬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 열어줬다. 정병길 감독이 나에 대한 믿음이 있어 그걸 믿고 나아갔다"며 "내가 원했던 카터는 최대한 단순하게 보여주고 싶었다. 카터는 복잡한 인물은 아니다. 산전수전 다 겪은 강한 인물이자 어떤 시련도 이길 수 있는 강한 남자다. 내면은 복잡할 수 있지만 최대한 단순해야 관객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가장 큰 감정만 가지고 액션을 연기했다. 든든하고 무엇이든 견딜 수 있는 남자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카터'가 공개되기 전부터 스틸을 통해 많은 화제를 모은 목욕탕 나체 신에 대한 에피소드도 털어놨다. 목욕탕 액션을 위해 알몸에 훈도시(일본 전통 남성 속옷)를 연상하게 하는 끈 팬티를 입고 촬영해야 했던 주원은 "목욕탕 액션 신은 원래 끈 팬티가 아니었던 것 같다. 정병길 감독이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다만 촬영 당시 모두가 끈 팬티를 입고 촬영했다"며 "목욕탕 액션 장면은 '카터'에서 굉장히 임팩트 있을 것 같았다. 카터가 막 깨어난 상태였고 알몸이었다. 보통 남자들은 군대에서 발가벗고 샤워하는데 그때 대부분 군대에 복종해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이 든다. 카터도 그런 생각이었을 것이다. 유일하게 들리는 이 목소리를 따라갈 수밖에 없는 힘이 된 것 같다. 카터를 몰아넣기 위한 하나의 장치가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또한 "가장 걱정했던 부분도 있다. 목욕탕 신을 소화할 때 미끄럽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다. 미끄러움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액션을 화끈하게 할 수 있을지 생각했다. 그래서 스태프와 논의 끝에 목욕탕에 미끄럼 방지 패드를 붙였는데 습기 때문에 더 미끄럽더라. 전부 다 뜯어내고 맨바닥에서 액션을 소화했다. 원래 목욕탕 바닥은 안 미끄럽게 잘 만들어져 있어서 액션을 수월하게 소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카터'를 통해 한국판 톰 크루즈로 등극한 주원은 "실제로 욕심이 난다. 톰 크루즈처럼 되고 싶다. 호불호를 가진 분들이 있는데 '카터'를 보면서 한 번 해보시라 말하고 싶다. 우리는 그냥 촬영한 게 아니다. 혹자는 우리 영화를 보고 CG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CG가 아닌데 CG로 보는 분도 있어서 그 부분이 조금 억울하더라"며 "정병길 감독과 나의 합이 정말 좋았다고 생각한다. 정병길 감독은 큰 그림의 액션을, 나는 섬세한 부분을 생각한다. 그래서 잘 맞는 것 같다. 촬영할 당시 놀랐던 부분이 많았다. 카메라 감독이 와이어를 타고 고난도의 앵글을 소화했는데 정병길 감독은 거기에서 주저하지 않고 더 어려운 앵글을 원했다. 우리가 모두 의심했을 때 한 치의 의심도 없이 추진한다. 정병길 감독의 머릿속은 범상치 않다는 걸 알게 됐다. 평범하지 않은 시대에 새로운 앵글을 만들다 보면 훗날 다른 작품에서도 정병길 감독의 촬영 기법을 많이 사용할 것 같았다. 선구자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주원은 "'카터'를 통해 영화로 7년 만에 복귀라 나도 감회가 새롭다. 그 어느 작품보다 애정이 많고 잘됐으면 좋겠다. 군대 전역하고 정말 많이 변한 것 같다. 코로나19도 그렇고 한국 작품이 전 세계에서 정말 많이 사랑받는 것도 낯설었다. 한국 영화, 한국 드라마만의 것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카터'를 통해 이뤄진 것 같다. 단순히 운이 아니라 자부심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의 배우, 한국의 작품이 훌륭한 부분이 많다. 더 널리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이 계기로 해외에서 더 사랑받고 강해졌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카터'는 의문의 작전에 투입된 남자가 주어진 시간 안에 자신을 되찾고 미션을 성공시켜야만 하는 리얼 타임 액션을 그린 작품이다. 주원이 출연했고 '내가 살인범이다' '악녀'의 정병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지난 5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공개됐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