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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야구가 잘 될 수 있나' MVP가 돌아본 미친 7월[대구 인터뷰]

[대구=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솔직히 기대를 전혀 안하고 있었어요."

KIA 타이거즈 외야수 이창진은 생애 최고의 한달을 보냈다. 지난 7월 그는 월간 타율 4할7푼6리(63타수 30안타)에 출루율 0.492를 기록했다. 리그 전체 1위의 기록이다. 거의 5할에 가까운 타율을 기록할만큼 거의 매 타석 안타를 날렸다. 한 경기에서 2안타 이상을 치는 '멀티 히트'도 한달 사이 11차례나 나왔다. 표현 그대로 '신들린' 타격감이었다.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외야 백업 경쟁을 해야했던 이창진은 7월을 터닝 포인트로 어느새 주전 한 자리를 꿰찼다. 현재 KIA의 외야는 나성범과 이창진 그리고 부상에서 회복한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지키고 있다. 이창진이 2번 타순에서 꾸준히 찬스를 만들어주면서 공격을 이끄는 힘이 크다.

백업 경쟁에서 7월 최고 타자까지. 이런 개인적인 스토리가 곁들여지며 이창진은 KBO 7월 MVP까지 수상했다. 경쟁 후보는 쟁쟁했다. SSG 랜더스 윌머 폰트가 가장 강력한 경쟁자였고, 한화 이글스 예프리 라미레즈, 삼성 라이온즈 호세 피렐라, LG 트윈스 채은성 그리고 팀 동료인 나성범까지 월간 MVP 경쟁을 펼쳤다.

그래서 이창진 스스로도 수상에 대한 욕심은 내려놨었다. 이창진은 "솔직히 큰 기대는 안했었다. 경쟁자들이 워낙 쟁쟁해서 내가 기대를 할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폰트나 피렐라가 받지 않을까 싶었다"며 웃었다.

하지만 이들을 제치고 이창진이 MVP로 선정됐다. 기자단 투표에서 32표 중 11표로 2위를 기록했지만, 팬 투표가 이창진에게 큰 힘이 됐다. 팬 투표 전체 38만8327표 중 16만5021표로 절대적인 지지를 받아 1위를 차지했고, 총점에서 38.44점을 받아 폰트(24.98점)를 제쳤다.

이창진은 웃으며 "수상 소식을 팬들이 알려줘서 알았다. 정말 기분이 좋았다. 아마 제가 KIA 선수라서 가능했던 일이었던 것 같다. KIA팬들이 만들어주신 상"이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스스로 돌아봐도 믿기 힘든 7월이었다. 이창진은 "'미친 한달'이었던 것 같다. 이렇게까지 야구가 잘되나 싶기도 했다"고 웃으면서도 내심 고민을 내비쳤다. 이창진은 8월 들어서는 타격감이 다소 주춤한 상태다. 10일까지 8월 타율 1할2푼5리(24타수 3안타)를 기록 중이다. 그는 "8월 성적이 걱정이긴 한데, 타격코치님도 지금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자신있게 하라고 힘을 주신다. 더 잘 해보겠다"고 씩씩하게 다짐했다.

그동안 중요한 시기마다 부상으로 고비를 겪었던 이창진이지만 올해는 아픈 곳 없이 뛰고 있다.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있는 시즌이다. 이창진은 "시즌 전부터 몸 관리 신경을 많이 쓰고 있었다. 아픈 곳 없어서 다행이다. 남은 시즌도 이렇게 아프지 않고 최선을 다해 뛰고 싶다"고 목표를 밝혔다.

대구=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