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올림픽 영웅' 김민석 음주운전 사고, 1년 6개월 자격 정지…'얼룩진 빙판'

[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대한민국 스피드스케이팅이 음주운전으로 얼룩졌다. '빙속 간판' 김민석(성남시청) 등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선수들이 음주운전으로 징계를 받았다.

대한빙상경기연맹 스포츠공정위원회(공정위)는 8일 서울 송파구의 올림픽공원 연맹 회의실에서 김민석 정재웅(성남시청) 정재원(의정부시청) 정선교(스포츠토토) 등 음주운전 사고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선수들에 대한 징계 회의를 열었다.

김민석에게는 음주운전 사고 및 음주 소란 행위, 체육인의 품위를 훼손한 행위가 적용됐다. 선수 자격정지 1년 6개월 징계를 받았다. 김민석은 2024년 2월에 복귀한다.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는 문제 없이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음주운전을 한 정재웅은 같은 이유로 선수 자격정지 1년 징계를 받았다. 음주운전을 방조하고 차량에 함께 탑승한 정선교와 정재원은 각각 선수 자격정지 6개월, 선수 자격정지 2개월의 경징계를 받아 들었다. 또한, 선수 관리 문제로 선수들과 함께 공정위에 회부된 김진수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감독에게는 자격정지 1년 중징계가 내려졌다.

김성철 공정위원장은 '사회적 분위기를 비춰봤을 때 너무 가벼운 징계를 내린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자격정지 1년 6개월은 선수에게 치명적인 징계다. 다만, 김민석은 올림픽 메달 등 포상 실적을 고려해 양형 조처했다. 정재원은 무슨 차를 타고 복귀했는지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취한 상태였다고 한다. (동료들이 음주운전한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해 징계 수준을 결정했다. 타 종목과 비교했을 때 결코 징계 기간이 짧지 않다. 선수를 보호하기 위해 솜방망이 처벌을 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민석 정재웅 정재원 정선교 등 네 명은 지난달 22일 오후 충북 진천선수촌 인근에서 식사 중 음주했다. 이후 정재웅이 운전한 김민석 소유의 승용차를 타고 선수촌에 복귀했다. 이 가운데 김민석 정재웅 정선교는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다 쇼트트랙 대표팀 박지윤(의정부시청)의 생일 파티에 초대받아 선수촌 정문에 있는 웰컴 센터로 내려갔다.

모임 뒤 김민석은 자신의 차량에 정재웅 정선교 박지윤을 태운 뒤 숙소로 복귀하는 과정에서 촌내 보도블록 경계석에 충돌하는 사고를 냈다. 이들은 사고 직후 차량을 버려둔 채 숙소로 들어갔다. 대한체육회 조사를 통해 진상이 밝혀졌다. 연맹은 대한체육회 조사 내용과 진술서 등을 바탕으로 이들을 징계 대상으로 올렸다.

올림픽 영웅들이 음주운전으로 고개를 숙였다. 김민석은 대한민국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중장거리 간판이다. 그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1500m에서 3위를 기록했다. 아시아 선수 최초로 이 종목 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 팀 추월 은메달도 거머쥐었다. 그는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 남자 1500m에서도 동메달을 차지했다. 정재원은 역시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팀 추월 은메달, 베이징동계올림픽 매스스타트 은메달을 딴 한국 빙속 간판이다. 음주운전을 한 정재웅의 친동생이기도 하다.

이들은 앞서 공정위에 출석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김민석은 출석 전 "이런 일을 일으켜 정말 죄송하다. (공정위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정재원 역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있는 사실에 관해 성실히 답하겠다. 많은 관심을 주신 만큼 더 성실히 훈련에만 전념했어야 했다. 이런 불미스러운 일로 실망감을 드려 죄송하다"고 했다. 이들은 4시간 정도 소명한 뒤 귀가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