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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사구 7개 4실점 1회도 못 넘겼다…190만불 MVP 충격투, 어쩌다 이렇게 됐나[잠실 리포트]

[잠실=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지난 시즌의 위용이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두산 베어스 외국인 투수 아리엘 미란다(33)가 두 달만의 복귀전에서 최악투를 펼쳤다. 미란다는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 등판했으나 ⅔이닝 무안타 6볼넷(1사구) 2탈삼진 4실점했다. 총 투구수 46개. 지난 4월 23일 잠실 LG전 3이닝 2실점 이후 두 달여 만에 마운드에 오른 미란다는 불과 1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가는 충격적인 투구로 이날 경기를 마쳤다.

미란다는 1회초 선두 타자 박찬호를 시작으로 이창진,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모두 볼넷으로 출루시켜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두산 벤치가 미란다를 안정시키기 위해 움직였고, 미란다는 나성범을 삼진 처리하면서 안정을 찾는 듯 했다. 그러나 황대인에게 다시 볼넷을 내주면서 밀어내기로 첫 실점했다.

미란다는 최형우를 삼진으로 잡고 아웃카운트를 추가했다. 그러나 김선빈과의 승부에서 몸에 맞는 공으로 다시 밀어내기 실점을 했다. 미란다는 좀처럼 제구를 잡지 못하면서 박동원, 류지혁에게 잇달아 볼넷을 허용, 결국 4실점했다. 결국 김태형 감독이 교체를 지시했고, 두산은 박신지를 마운드에 올려 박찬호를 땅볼 처리하면서 급한 불을 껐다.

지난해 두산 유니폼을 입은 미란다는 14승을 거두면서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특히 KBO리그 한 시즌 최다 탈삼진 신기록(225개)을 기록하며 '전설' 최동원을 넘어서 MVP 타이틀까지 가져갔다. 1년 총액 80만달러에 두산과 계약했던 미란다의 몸값은 올 시즌 190만달러로 껑충 뛰었다.

미란다가 코로나19 여파로 입국이 지연됐고, 시즌 초반 컨디션 난조를 보일 때만 해도 일시적 부진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두 달 가까이 1군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면서 거취는 점점 불투명해졌다. 150㎞를 넘나들던 구속도 144㎞까지 떨어졌다.

두산은 KIA전에서 미란다의 상태를 보고 향후 활용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었다. 김태형 감독은 "구속이 예전처럼 나오긴 힘들 것 같다"며 "일단 던지는 걸 봐야 한다. 구위나 경기 운영 면에서 '이 정도면 더 갈 수 있겠다'를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악투를 펼친 미란다의 거취는 불투명해질 수밖에 없게 됐다.

잠실=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