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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연패→총체적 난국' 7위까지 가라앉은 롯데. 5할 승률도 위태롭다 [SC초점]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롯데 자이언츠가 꿈만 같았던 4월을 뒤로 하고 냉혹한 5월에 직면했다.

5월초에 이어 또 4연패다. 4월말 기준 14승9패1무로 리그 2위까지 올라섰던 롯데의 위치는 시나브로 7위까지 내려앉았다. 20승1무19패. 5할 승률도 위태롭다.

지난해 래리 서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래 롯데의 장점은 연패가 길지 않다는 점이었다. 114경기 53승8무53패로 정확히 5할 승률을 맞췄다. 감독 경질 직후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올해는 다르다. 5월초 부상병동 KT 위즈에 1승2패, 삼성 라이온즈에 홈3연전 스윕패를 당했다. NC 다이노스-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거둔 4승2패는 착시였을까. KIA 상대로 또한번 역부족을 드러내며 홈3연전을 스윕당했다.

매경기 투타 밸런스가 맞지 않는다. 지는 경기엔 어느 정도 점수를 내지만, 상대팀이 필승조를 풀가동하는 접전에선 여지없이 타선이 침묵한다. 한동희를 비롯한 수비진은 여전히 실책을 쏟아내고 있다. '은퇴 시즌' 이대호의 분투가 안쓰러울 지경이다.

믿었던 마운드도 흔들린다. 4월 '절대 에이스'로 군림하던 반즈는 5월 들어 4경기 1승 평균자책점 4.87로 부진하다. 일각에서는 4일 휴식의 무리가 나타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박세웅은 4월 3경기 2승1패 평균자책점 3.32로 반즈보단 낫지만, 4월(평균자책점 1.76)의 안정감은 찾을 수 없다. 15일 한화전에선 만루홈런 포함 5이닝 7실점의 난타를 당했다.

불펜마저 난감하다. 서튼 감독이 "우리팀엔 마무리 투수가 둘이나 있다"며 자랑하던 김원중과 최준용이 나란히 부진하다. 5월만 보면 최준용은 5경기 2패2홀드 평균자책점 7.11, 김원중은 8경기 1승1패 평균자책점 7.56에 달한다.

필승조와 마무리는 비슷해보여도 엄연히 다른 보직이다. 두가지 중 하나를 잘한다 해서 다른 하나를 잘한다는 보장이 없다. '상황에 맞는 유연한 투입'은 모든 사령탑의 꿈이지만, 40년의 KBO리그 역사에 단일 시즌 내에 다양한 역할을 모두 잘 수행해낸 투수는 매우 드물다.

대부분의 감독들이 불펜은 몰라도 마무리만큼은 가능하다면 한 선수에게 신뢰를 주는 이유가 있다. 선수는 장기말의 말도, AI 컴퓨터도 아니기 때문이다. 준비가 덜 됐다면 조심스럽게 접근해야했고, 됐다는 확신이 있었다면 끝까지 믿어줘야했다. 지금 롯데는 이도 저도 아니다.

19일 경기에선 선발 이인복이 6이닝 3실점으로 역투한 가운데, 김진욱이 빠진 자리에 선발 전환이 언급됐던 서준원이 필승조로 투입됐다가 배에 타구를 맞고 쓰러지는 일까지 겪었다. 타선은 추격에 실패했고, 불펜은 추가 실점을 내줬다.

전력이 상승될 만한 지점이라면 스파크맨-피터스의 반등이다. 스파크맨은 17일 KIA전에서 여전히 제구는 엉망이었지만, 6이닝 1실점(무자책)의 역투를 보여줬다.

피터스도 타율과 OPS(출루율+장타율)를 조금 끌어올리긴 했지만, 아직 갈길이 멀다. 호언장담했던 수비에서도 흔들리는 기색이 보인다.

'추락'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서서히 걸어온 내리막길을 어떻게 탈출해야할지 난망하다. 롯데는 20일부터 두산 베어스-SSG랜더스로 이어지는 원정 6연전을 치른다. 전통 있는 강팀들이다. SSG는 현재 1위팀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