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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버나디나→터커 이을 '테스형!'…KIA 타선 '만능키'가 될까[광주 초점]

[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KIA 타이거즈는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외국인 타자 복'이 없는 팀으로 꼽혔다.

긴 잔혹사를 끊은 것은 최근의 일이다. 2014년 붉은 유니폼을 입은 브렛 필이 혈맥을 뚫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2012 월드시리즈 멤버이기도 했던 필은 KIA 입단 첫 해 92경기 3할 타율-110안타 돌파-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이듬해엔 최다 안타 4위(174안타), 22홈런 10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89를 기록하면서 복덩이로 자리 잡았다. 마지막 시즌 타점(86타점)과 OPS(0.869)가 하락하면서 득점 기여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으며 재계약에 실패했지만, 타율 3할1푼3리, 156안타-20홈런을 기록했다.

KIA가 장고 끝에 데려온 로저 버나디나는 필의 빈자리를 잘 채웠다. 2017시즌 타율 3할2푼, 178안타 27홈런 111타점을 기록하면서 팀의 V11에 힘을 보탰다. 이듬해에도 타율 3할1푼, 159안타 20홈런을 기록했다.

이런 KIA의 행보는 2019년 제레미 해즐베이커의 부진으로 멈추는 듯 했다. 하지만 해즐베이커의 대체 선수로 데려온 프레스턴 터커가 빈 자리를 완벽하게 채웠다. 터커는 2020시즌 타율 3할6리, 166안타 32홈런 113타점으로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첫 3할 타율-100안타-30홈런-100득점을 달성한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꾸준할 것 같던 터커는 지난해 127경기 타율 2할3푼7리(468타수 111안타), 9홈런 59타점으로 추락하며 결국 퇴출 통보를 받았다. KIA가 장고 끝에 결별한 필을 능가했던 버나디나, 해즐베이커의 공백을 채웠던 터커와 같은 선수가 되길 바라며 계약서를 내민 선수는 소크라테스 브리토(30)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인 브리토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거친 선수.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99경기 타율 2할2리, 37안타 5홈런 18타점으로 초라했다. 하지만 마이너리그에서 11시즌 1005경기를 뛰며 통산 타율 2할8푼7리, 80홈런 520타점을 기록한 베테랑이다.

중견수인 브리토는 빠른 발 뿐만 아니라 중장거리 타격 능력을 갖춘 타자라는 평가다. KIA는 상위 타선 뿐만 아니라 중심 타선에서도 역할을 해줄 수 있는 힘을 갖췄다고 보는 눈치다. 최원준의 군입대로 리드오프 공백이 생겼고, 나성범-최형우를 받쳐줄 중심 타자가 필요한 KIA에겐 브리토를 '만능키'로 활약할 수 있는 셈이다. KBO리그에 데뷔하는 외국인 선수들의 과제인 변화구 적응을 얼마나 빨리 마칠 수 있느냐가 활약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브리토는 한국땅을 밟기 전부터 이미 KIA 팬들에게 '테스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의 이름에서 착안, 국민가수 나훈아의 히트곡 제목을 따온 것. 브리토가 팬들의 기대처럼 올 시즌 KIA 타선의 '만능키'가 될 지 관심이 쏠린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