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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연패 탈출' 뒤 물벼락 맞은 김형실 감독 '정신력이 만든 승리'[광주 승장]

[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짙은 그늘이 드리웠던 페퍼저축은행 김형실 감독의 얼굴에 오랜만에 웃음꽃이 피었다.

페퍼저축은행은 18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가진 IBK기업은행과의 도드람 2021~2022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대0(25-18, 25-22, 25-21)으로 이겼다. 지난해 11월 9일 기업은행과의 1라운드 맞대결 이후 17연패에 허덕였던 페퍼저축은행은 무려 70일 만에 창단 후 두 번째 승리를 거두는 감격을 누렸다. 주포 엘리자벳이 22득점으로 공격을 이끈 가운데, 페퍼저축은행은 앞선 경기와 몰라보게 달라진 수비 집중력과 높이를 선보이면서 홈 팬들을 열광시켰다.

김형실 감독은 "경기 후 우승한 것처럼 물을 뒤집어썼다. 선수들한테 속았다"고 껄껄 웃은 뒤 "성원해주신 덕분에 승리를 거뒀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농반진반 김호철 감독에게 '한 세트만 달라' 했다. 경기력 면에선 열세를 인정했다"며 "오늘은 엘리자벳의 활약과 범실이 적었던 부분이 승인 아닌가 싶다"고 했다.

김형실 감독은 "연패 기간 선수들이 말은 안했지만, 열등의식이 컸다"며 "훈련하면서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주는데 노력했다. 선수들도 오늘 각오를 단단히 한 것 같다. 우리가 잘했다기 보다, 연패의 늪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선수들의 정신력이 만든 승리 아닌가 싶다"고 이날 경기를 돌아봤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홈 팬들을 두고는 "그동안 관대하게 봐주셨다. 오늘도 '연패해도 좋다, 1승만 하자'는 피켓을 봤다. 너무 감사하다"고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

이날 경기를 마치고 페퍼저축은행은 열흘 간의 휴식기에 돌입한다. 김형실 감독은 "오늘 경기를 마친 뒤 선수들에게 3박 휴가를 주기로 했다"며 "선수들이 물 뿌린 것에 보답을 해줘야 하지 않겠나"라고 웃었다. 그러면서 "오늘을 계기로 다시 팀을 잘 다져 5라운드에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