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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가이드-금주] 지방간 무시땐 간염·간경변으로 악화…하루 2잔 이내 '적당'

연초 빠지지 않는 결심 중 하나가 금주다.

코로나 시대 이후 집에서 홈술하거나, 혼자서 마시는 혼술이 상대적으로 늘어나면서 술 줄이기나 끊기에 도전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수 년 또는 수 십 년을 이어온 음주 습관을 한 번에 바꾼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 본인의 강한 의지와 주위의 관심이 있다면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과도한 음주로 발생하는 건강상 부작용 가운데 대표적인 간 질환에 대해 정리했다.

▶지방간 무시 땐 간염·간경변증으로 악화

알코올 과다 섭취는 간질환 외에도 치매, 뇌혈관질환, 심장질환, 췌장염, 각종 암 등 다양한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이 가운데 알코올성 간질환은 가장 빈도가 높다.

간을 이야기할 때마다 항상 '침묵의 장기'라는 말이 따라다닌다. 그러나 간은 나름대로 자기 표현을 잘 하는 장기라는 게 전문의들의 의견이다.

지속적인 음주는 많은 경우 지방간 질환을 유발, 진행되는데 이를 무시하는 것이 문제라는 것.

간기능 관련 혈액 검사 수치가 올라가고, 초음파에서 지방간이 확인되었음에도 음주를 지속하면 알코올성 간염으로 치료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간 섬유화를 통해 결국 간경변증까지 발생할 수 있다.

간경변증은 간세포암종(간암)의 중요 원인이다. 물론 병원을 가지 않으면 이러한 문제를 발견하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거의 매일 음주를 하는 사람들의 경우엔 대부분 이런 문제가 있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알코올성 간 질환의 종류별 증상을 보면 알코올성 지방간의 경우 대부분 무증상이지만 간이 정상보다 큰 경우는 오른쪽 상복부의 통증을 느끼게 된다.

알코올성 간염은 무력감을 비롯해 피로감, 발열, 오심과 구토, 식욕 부진, 황달 등의 증상을 보인다. 복수(복막에 물이 차는 증상)가 동반되기도 한다.

알코올성 간경변은 복수, 식도정맥류(정맥이 혹처럼 부풀어 오르는 증상)의 출혈, 간성 혼수(의식이 흐려지거나 다른 사람처럼 행동) 등이 나타난다.

▶음주 자리 피하고 금주 의지 주변에 알려야

알코올성 간질환 이야기들 듣고 나면, 간에 좋은 생활 습관을 고민하게 된다.

간에 좋은 약물, 식품, 생활습관 등 어떤 것을 조절하더라도 음주를 지속하는 상황에서는 별 도움이 될 수 없다.

술을 마실 경우는 충분한 수분 섭취와 영양 공급이 필요하지만 밤 늦게 음주를 하면서 추가로 야식을 먹는 것은 영양 공급보다는 지방간 악화를 불러올 수 있다.

지방간 단계에서 적극적인 치료를 하게 되면, 후유증 없이 정상간으로 회복된다. 하지만 이를 무시하고 지내다가 알코올성 간염, 간경변증, 간암의 형태로 진행되고 나서야 문제를 인식하고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

알코올 사용 장애라고 부르는 단계에 있는 사람의 경우엔 금주가 사실 쉽지 않다. 어렵게 본인이 결심을 하더라도 금주 초기에 금단 증상과 동반된 부작용을 경험하고 다시 음주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따라서 정신건강의학과 협진을 통한 약물 치료나 상담 등이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하고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은 본인의 의지와 주변의 지지다.

미국 국립 알코올남용 및 알코올중독 연구소(NIAAA)에 따르면, 금주의 이유와 목표를 분명히 정한 뒤 이를 스스로 기록하고 음주량을 체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한다. 따라서 음주를 하는 사람들과 만남을 줄이고, 자신의 금주 의지를 주변에 알리는 것이 권장된다.

▶꼭 마셔야 한다면 하루 2잔 이하가 '적당'

아예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그나마 건강을 덜 해치는 적정 음주 기준은 얼마나 될까?

이는 개개인의 유전적인 요인, 성별, 영양 상태, 동반된 질환 등에 따라 차이가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신현필 교수는 "음주로 인한 알코올성 간질환 중 어느 것이더라도 진단된 경우는 금주를 실천해야 한다"면서 "어떤 종류의 술이라도 해당 술잔으로 하루 2잔 이하만 마시는 것이 안전한 음주다. 폭음을 하지 않아도 적은 양을 자주 마시거나, 알코올 도수를 줄이더라도 양을 늘리면 똑같은 간 손상을 받는다. 따라서 건강하게 술 마실 방법을 찾기 보다는 본인의 금주 결심 및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