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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패스 확대 첫날 학원·도서관 혼선…자영업자도 불만

"방역패스 확인하다가 시비 걸릴 것 생각하니 짜증 나서 홀 폐쇄하고 매출은 포기합니다."(네이버의 한 자영업자 카페 회원)
6일부터 학원과 영화관·공연장, 독서실·스터디카페, PC방, 박물관과 미술관, 파티룸 등에서도 '방역패스'(백신패스)가 확대 적용된 가운데 곳곳에서 혼선과 불만이 나왔다.
이날 오전 찾은 종로구 정독도서관 앞에서는 백신 부작용을 우려해 접종하지 않았다는 오모(62) 씨가 입구에 붙은 방역패스 안내문을 보고 한창 서성이고 있었다.
오씨는 "겨울이고 갈 곳도 없어서 도서관에 와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는 게 유일한 낙이었는데 우리 같은 사람은 어디로 가라는 말인지 모르겠다"며 "도서관은 식당, 카페와 달리 말하는 것도 아니고 마스크 쓰고 책만 읽는데 왜 백신패스를 적용하느냐"고 한숨을 쉬었다.
노량진 학원가도 상황은 비슷했다.
이채원(17) 양은 "나도 친구들도 난리다. 백신을 안 맞은 친구들이 대부분인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부모님은 백신을 맞으셨고 나와 동생에게는 맞지 말라고 하셨는데"라고 했다.
함께 온 류채원(17) 양은 자신은 접종했다면서도 "친구들은 그냥 백신을 맞겠다고도, 음성확인서를 들고 다니겠다고도 한다"고 말했다.
한 경찰 공무원 학원의 직원은 "당장 오늘 백신을 맞는다고 효력이 인정되는 게 아니지 않느냐"며 "실현 가능한 범위에서 정책을 적용해야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스터디룸을 운영하는 정혁 씨도 "예약 손님마다 전화해서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하고, 거짓말하면 불이익이 있을 수도 있다고 고지한다"며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스터디룸이니 직원이 상주하면서 접종 여부를 확인하는 게 어렵다"고 지적했다.
스터디카페독서실연합회 차원에서도 이러한 고충을 호소했다.
연합회의 최부금 회장은 "스터디카페는 전국적으로 무인시스템인데 아직 공문이 내려온 게 없다. 오늘 당장 단속할 건 아니라지만 어쩔 줄 모르겠다"고 했다.

비슷한 시각 마포구의 한 PC방에서는 4명이 게임을 하고 있었다.
입구에는 'QR코드를 찍고 입장해 주세요'라고 쓰인 안내문이 붙어 있었지만, 아르바이트생은 손님이 그냥 들어가 자리에 앉아도 신경 쓰지 않았다. 백신패스 확인 여부를 묻자 "사장님이 별말씀이 없었다"는 답이 돌아왔다.
연말연시가 대목인 파티룸도 울상이다.
조지현 전국공간대여협회 회장은 "일주일간 파티룸을 이용하는 고객은 한 식당의 하루 테이블 1개 회전율에도 못 미친다. 단독 대관이라 그렇다"며 "그런데 다중집합시설에서 제외돼 손실 보상도 못 받고 이젠 방역패스도 적용된다. 고객 취소도 잇따르고 있다. 총 예약 건수의 절반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확진자가 많이 나오는 시설을 기준으로 (방역 정책을) 해야 하는데 종교시설 등은 방역패스가 적용되지 않았다는 게 의아하다"고 비판했다.
자영업 단체들도 공동 행동에 나섰다.
한국자영업자협의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보건당국은 방역패스라는 새 방역수칙을 도입해 사실상 집합제한 행정처분을 내려 자영업자를 또다시 사지로 내몰고 있다"며 통계에 근거해 확진자 발생 비율이 높은 종교, 직장시설 등에 대한 방역패스를 도입하고 방역패스 적용 업종을 위한 손실보상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도 "방역 패스로 피해를 보는 모든 단체와 연대해 신뢰를 저버린 방역정책에 대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항쟁하겠다"고 했다.
이날 백신패스에 반대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총 23만9천200명이 동의하기도 했다.
lisa@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