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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지원이 성희롱이라뇨!'…'6둥이父' 현진우, 2년만에 털어놓는 그날의 진실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그날, 그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가수 현진우가 2년전 불거졌던 성추문에 대해 드디어 입을 열었다. 2019년 8월 현진우는 자신이 게스트로 출연하는 광주 MBC 라디오 '놀라운 3시'의 코너 '현진우의 썰트로트'에서 후배 여가수 지원이를 언급했다. 이후 각종 매체를 통해 "현진우가 '지원이는 하체가 예쁘고 단단한 가수다. 남의 노래도 소화를 잘한다. 퍼포먼스가 좋다. 남자들 눈을 즐겁게 해주는 섹시한 몸매'라고 언급하며 '지원이 허벅지를 나도 만져본 게 아니라 진짜 살인지 보정속옷인지 모른다. 미투에 걸리지 않는 선에서 꼭 한번 접촉해보겠다'고 말했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물론 이 발언이 사실이라면 현진우는 매장돼 마땅하다. 그러나 "절대 성희롱 발언은 하지 않았다"는 게 현진우의 입장이다. 실제 상황은 보도와는 전혀 달랐다. '현진우의 썰트로트'는 매주 가수 1명을 선정해 그에 대한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를 공개하는 프로그램이다. 방송 자체가 일종의 '뒷담화' 성격을 띄고 있는 만큼, 수위도 꽤 높았다. 예를 들면 성형에 대한 농담도 거리낌없이 나올 정도였다. 지원이에 대한 방송도 마찬가지였다. 현진우는 '지원이는 퍼포먼스가 강한 가수'라고 소개했고, MC는 '너무 매력적인데 하체가 운동을 해서 건강미가 넘치는 것냐, 아니면 뭘 넣은거냐'라고 물었다. 이에 현진우는 "모르겠다. 내가 안 만져봤다"고 눙쳤다.

그 한마디가 끝이었다. 하지만 마치 현진우가 성희롱 발언을 한 것처럼 확대 과장된 기사가 쏟아져나왔다. 당시 소속사조차 없었던 현진우에게 해명할 기회 따위는 없었다. 아무도 그에게 진실이 뭐냐 묻지도 않았다. 그저 비난만 쏟아졌을 뿐이다.

그러나 지인과 가족들만은 현진우의 진실을 알아줬다. 당사자인 지원이조차 전화를 해서 '당사자들이 괜찮은데 다른 사람들이 왜 난리냐'고 위로했고, 아이들도 현진우의 곁을 지켰다.

"지원이와도, 지원이 매니저와도 사이가 좋습니다. 어쨌든 내 불찰이고 미안하다고 사과했는데 우리는 괜찮다고 신경쓰지 말라고 했어요. 아이들도 물론 기사를 다 봤습니다. 큰 아이가 고3인데 댓글보지 말라고 하더군요. 괜찮다고 보자고 했는데 입에 담지 못할 정도의 인격모독성 발언이었습니다. 이래서 연예인들이 자살하고 연예계를 떠나는구나 이해했습니다."

단 한마디의 실수였다. 성희롱성 발언이라고 보기에도 어려운, 고작 말실수에 불과했다. 그러나 현진우에 대한 처분은 가혹했다. 예정됐던 스케줄은 다 취소됐고, MC를 보던 프로그램에서도 하차해야 했다. 여기에서 끝이 아니었다. 불행은 어깨동무를 하고 찾아왔다. 오해를 풀 시간도 없이 바로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한 것.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대기업 간부 연봉 정도를 벌었습니다. 그런데 그 일 이후로 스케줄이 싹 지워지더니 코로나19가 정점을 찍었습니다. 트로트 가수는 행사로 먹고 사는데 행사가 사라졌어요. 6둥이 아빠이다 보니 가장으로서 생계를 책임져야 했어요. 그래서 7월부터 분양대행사 일을 하게 됐습니다. 어릴 때부터 재테크를 많이 해서 고객들에게 실제 구매 의지가 있는지 바로 보이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1등을 해서 상도 받았습니다. 그 회사에서도 연예활동을 적극 허용해줬고, 소속사에서도 분양대행사 일을 대표님이 허용해주셔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야기의 전말을 알게 되면 억울해 팔짝 뛸 노릇이다. 그러나 현진우는 쿨하게 자신의 잘못은 인정했다. 하지만 '성희롱 가수'라는 오해만큼은 풀고 싶다는 게 그의 간절한 바람이다.

"아무리 지원이와 격식없이 친한 사이이고, 사건 이후에도 잘 지내고 있다고는 하지만 공인으로서 부적절한 말실수를 했다는 것은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습니다. 제 불찰입니다. 하지만 성희롱 의도는 추호도 없었습니다. 비속어나 성적 비하 발언 또한 절대 하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정말 오해를 풀고 싶습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사진제공=KDH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