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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녕 가야고분에 묻은 개 3마리는 순장견…'무덤 수호 역할'

비화가야 최고 지배층 묘역인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63호분에서 발견된 개 3마리는 순장견이며, 무덤을 수호하라는 뜻에서 매장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30일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63호분 발굴조사를 통해 고분 주인공의 매장 공간 앞에 별도로 조성한 약 1m 길이의 석곽(石槨·돌덧널)에서 순장견 흔적을 찾아냈다"며 이곳에 묻힌 개는 진묘수(鎭墓獸) 역할을 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진묘수는 무덤을 수호하기 위해 두는 짐승 모양 조각상을 뜻한다. 국내에서는 공주 무령왕릉 발굴 당시 입구에서 진묘수가 발견됐다.
조사단은 순장견을 진묘수로 볼 근거로 개 뼈가 무덤 입구에 있었고, 바깥쪽을 향했다는 점을 제시했다.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에서는 주로 사람을 순장한 사례가 많이 확인됐다. 15호분에서 발견된 귀고리를 찬 여성 인골은 복원 연구를 통해 16세 여성으로 드러났다. 이 여성은 '송현이'라고 불린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창녕 가야고분 중에는 제물로 소나 말을 묻은 경우가 있지만, 별도 공간을 만들어 개를 순장한 무덤은 흔치 않다"며 "7호분과 14호분에서는 별도 시설 없이 입구 근처에 개와 개 뼈를 매납한 양상이 나타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앞서 지난 9월 말 개최한 가야사 전문가 포럼에서 가야인들이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63호분에 순장견을 묻었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권주영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원은 39호분과 63호분의 매장주체부 북쪽에서 동물을 순장한 시설인 순장곽(殉葬槨)이 확인됐으며, 63호분에서는 동물 세 마리에 해당하는 뼈가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물은 모두 다 성장한 개로, 해체하지 않고 그대로 포개어 묻었다"며 "강제로 개를 죽인 뒤에 묻고 폐쇄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세 마리 중 한 마리는 크기를 알아냈는데, 어깨높이가 48㎝로 진돗개와 비슷하다"며 "향후 DNA 분석을 한 뒤 유관기관과 함께 복원을 시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psh59@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