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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 사태' 무겁게 입연 V리그 최고참 감독 '상식적이지 않은 일, 팬들이 보고 있다'[김천브리핑]

[김천=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꼴찌 팀 감독이 할말은 아닌 것 같은데…"

28일 도로공사전을 앞둔 김형실 AI 페퍼스(페퍼저축은행) 감독. 1951년생인 그는 1971년 대한항공에서 선수로 데뷔했다. V리그 남녀배구 14개 구단을 통틀어 최고참 사령탑이다.

그렇기에 입을 열어야하는 순간이 있다. 최근 배구계를 들끓게 하고 있는 IBK기업은행을 둘러싼 일련의 사태다.

김사니 감독 대행 및 세터 조송화를 중심으로 한 일부 선수단과 서남원 전 감독의 대립이 있었고, 그 결과 김 대행과 조송화가 숙소를 이탈하는 소란이 있었다.

기업은행 측은 김 감독대행 측의 손을 들어줬다. 서 전 감독은 경질됐고, 김 대행이 대신 팀을 이끌고 있다. 김 대행은 서 전 감독과의 관계에 대해 "훈련 도중 참기 힘든 폭언이 있었다. 나도 업적이 있지 않나"라며 항변한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기업은행의 조치는 배구계의 공분을 부르고 있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27일 기업은행과의 경기 전후로 사령탑 간에 나누는 악수를 하지 않았다. 그는 "배구인의 한 사람으로 할말은 많지만, 입장을 밝히긴 어렵다"면서 '악수 외면'이 실수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공교롭게도 기업은행은 오는 2일 도로공사, 5일 페퍼스와 차례로 경기를 앞두고 있는 상황. 향후 배구계 전체가 김 대행과의 '악수 거부'에 동참하게 될까. 경기전 만난 김형실 감독에게 이번 사태에 대한 속내를 물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날 김 감독은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 벌어졌고, 와전이 되고, 확대가 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여자배구가 모처럼 올림픽 특수로 행복을 누리는 시기인데, 지금 기업은행-김사니 기사만 쏟아지고 있다. 팬들께 죄송하다. 현명하게, 슬기롭게, 좋은 방향으로 빠르게 수습되고 안정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배구인의 한 사람으로 불편한 속내는 분명하게 드러냈다. 그는 "지금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겠나"라면서도 "당장 기업은행이 만날 다음 팀이 도로공사고, 그 다음(5일)이 우리다. 고민이 많다. 그 전에 잘 해결됐으면 한다. 지금으로선 바라만 보고 있는 상황이다. 따로 어떤 말을 하긴 조심스럽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기업은행 측을 향해 분명한 목소리를 냈다. 그는 "(기업은행이)거듭 악수를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은행)혼자 사는 사회가 아니다. 조금만 자중해주길 바란다. 지금 팬들이 보고 계시지 않나. (일이 더 확대되기 전에)부디 잘 해결되길 바란다."

김천=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