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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영화상] '女연대부터 웰메이드 사극까지'…2021년 韓영화 대표작, 청룡 작품상서 대격돌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이란 가뭄 속에서 그야말로 한 줄기의 단비 같았던 웰메이드 한국 영화. 한 해를 대표한 5편의 명작이 청룡의 무대에서 최고의 영예인 최우수작품상을 두고 치열한 경합을 예고했다.

오는 26일 오후 여의도 KBS홀에서 열리는 제42회 청룡영화상의 작품상 후보는 다양한 장르와 과감한 스토리로 관객을 사로잡은 다섯 편의 명작이 선정됐다. 여성 연대의 힘을 보여준 아트버스터부터 과감한 흑백으로 이야기에 오롯이 집중하게 만든 명품 사극까지 한 해 동안 스크린을 뜨겁게 달군 한국 영화 대표작이 관객을 웃고 울게 만들었다.

▶ 여성 연대의 힘, '내가 죽던 날'

먼저, 유서 한 장만 남긴 채 절벽 끝으로 사라진 소녀와 삶의 벼랑 끝에서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 그리고 그들에게 손을 내민 무언의 목격자까지 살아남기 위한 그들 각자의 선택을 그린 휴먼 영화 '내가 죽던 날'이 올해 청룡영화상 첫 번째 최우수작품으로 선정됐다. 삶의 이유를 찾아가는 인물의 내면을 세밀하게 포착하고, 사건 이면의 사람을 들여다본 작품으로 호평을 얻은 '내가 죽던 날'은 삶의 벼랑 끝에 선 여성 인물들의 보이지 않는 연대를 세밀하고 깊이 있게 담아내며 기존 장르 영화의 문법을 탈피, 섬세한 감성 드라마로 강렬한 울림과 여운을 남겼다.

▶ 올해 최고 흥행작, '모가디슈'

이어 올해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최악의 여름을 맞은 극장가에 구원투수로 이름값을 톡톡히 한 '모가디슈'가 두 번째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모가디슈'는 1991년 소말리아 내전으로 수도 모가디슈에 고립된 사람들의 생존을 건 탈출을 그린 작품. 한국이 아직 UN 회원국에 가입하지 못했던 시기인 1991년, 국제 사회에 인정받기 위한 UN 가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소말리아의 표를 받기 위해 외교 총력전을 펼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명배우들의 완벽한 앙상블과 탄탄한 스토리, 연출로 무려 361만명의 관객으로부터 뜨거운 지지를 받았다.

▶ 한국 우주 SF의 신기원, '승리호'

세 번째 최우수작품상 후보는 한국 영화의 불모지로 여겼던 우주 SF 장르에 과감히 도전장을 내민 '승리호'다. '한국판 스타워즈'로 등극한 '승리호'는 2092년 우주쓰레기 청소선 승리호의 선원들이 대량살상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 도로시를 발견한 후 위험한 거래에 뛰어드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할리우드의 전유물인 줄 알았던 우주를 배경으로 조성희 감독만의 상상력과 한국 영화계의 기술력을 집대성해 만든 한국 최초 우주 SF인 '승리호'는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개국에 공개, 'K-무비' 신드롬을 이어갔다.

▶ 매운맛 추격 스릴러, '인질'

'모가디슈'에 이어 올해 여름 극장가를 뒤흔든 액션 스릴러 영화 '인질'도 최우수작품상 후보로 경합을 펼친다. 어느 날 새벽, 증거도 목격자도 없이 납치된 배우 황정민을 그렸다. 실제 사건인 '배우 오약보 납치사건'을 영화화한 '인질'은 올해 최고의 매운맛 추격 스릴러로 극장가에 존재감을 드러내며 많은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 황정민이 영화 속에서 실제 배우 황정민을 연기한 독특한 설정부터 신선한 신예들의 열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토리와 연출까지 완벽한 앙상블로 완성해 올해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선정됐다.

▶ 웰메이드 사극, '자산어보'

올해 청룡영화상 마지막 후보는 충무로 마스터피스 이준익 감독의 '자산어보'다. 흑산도로 유배당한 정약전이 섬 청년 창대를 만나 신분과 나이를 초월한 벗의 우정을 나누며 어보(魚譜) 자산어보를 함께 집필하는 이야기를 다룬 '자산어보'. '시대극의 대가' '사극 장인'으로 등극한 이준익 감독의 14번째 작품이자 '동주' 이후 두 번째 흑백 영화로 많은 관심을 받은 작품이다. 시대를 관통하고 인물을 꿰뚫는 통찰력 있는 연출과 화려한 색채를 배제해 인물이 가진 본질적인 형태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만든 흑백의 매력을 오롯이 담은 영화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