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외국인 투수의 공백을 채우게 된 1999년생 동갑내기 투수. 서로 응원하며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두산 베어스는 정규시즌을 4위로 마치면서 7년 연속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다.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등 '가을의 강자'였지만, 올 시즌은 상황이 썩 좋지 않다.
외국인 원투펀치가 부상으로 빠졌다. 올 시즌 9승(9패)을 기록한 로켓은 지난달 팔꿈치 수술을 받기 위해 미국으로 떠났다.
미란다는 역대 한 시즌 최다 탈삼진 신기록인 225개의 삼진을 잡는 등 정규시즌 28경기에서 14승5패 평균자책점 2.33(1위)을 기록하며 가을야구 에이스 역할이 기대됐다. 그러나 시즌 막바지 어깨에 통증이 생겼고, 한국에서 훈련을 하지만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이어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에서도 제외됐다.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둔 최원준이 한 자리를 채운 가운데 남은 선발 자리는 곽 빈과 김민규에게 돌아갔다.
최원준이 시즌 최종전에 등판해 키움 히어로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선발 투수는 곽 빈이 나서게 됐다.
올 시즌 4승7패 평균자책점 4.10을 기록한 곽 빈은 후반기 막바지 주춤했지만, 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던 지난달 28일 SSG 랜더스전에서 5이닝 2실점 호투를 펼치며 반등 발판을 만들었다.
1차전에서도 기세를 이었다. 4⅔이닝 동안 1실점을 하면서 선발 공백을 느끼지 않게 했다. 비록 팀이 9회초 동점 상황에서 점수를 내줘 패배했지만, 곽 빈은 포스트시즌 선발 투수로서 자격을 보여줬다.
경기를 마친 뒤 2차전 선발 투수이자, 곽 빈과 동갑내기 친구인 김민규는 문자를 보냈다. 경기에는 패배했지만, 좋은 투구를 보여준 만큼, '잘했다. 최고였다'는 내용이었다.
곽 빈은 중요한 일전을 앞둔 친구에게 '화이팅. 가을의 신'이라고 답장했다.
친구의 응원을 받은 김민규도 자신에게 맡음 임무를 해냈다.
4⅔이닝을 3실점으로 막아냈고, 팀 타선이 일찌감치 터지면서 두산은 16대8로 승리를 거두며 준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사령탑도 미소를 지었다. 김태형 감독은 "곽 빈이 경기 초반 생각보다 잘 던져줬다"고 칭찬했고, "김민규는 굉장히 중요할 때 차분하게 잘 던져줬다. 선발 운영이 수월하게 됐다"고 미소를 지었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