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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 원투 펀치 전멸…두산, 6년 전 '미라클'도 힘겹다 [잠실 리포트]

[잠실=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두산 베어스가 시즌 마지막까지 선발 고민을 안게 됐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해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처지다.

두산은 26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투수 아리엘 미란다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사유는 어깨 부분에 피로가 쌓였기 때문. 미란다가 불편함을 이야기했고, 공을 던질 수 없다는 판단이었다.

미란다는 올 시즌 두산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28경기에서 173⅔이닝을 던져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3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 1위. 아울러 225개의 삼진을 잡아내면서 한 시즌 최다 삼진 신기록을 세웠다.

다만, 경기당 투구수가 104.2개로 규정이닝을 채운 선수 중 가장 많았다. 리그 평균은 93.9개.

결국 탈이 났다. 지난 24일 LG 트윈스전에서 4⅓이닝 동안 7개의 볼넷을 내주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여줬다. 1경기 정도 추가로 등판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결국 몸에 이상이 감지되면서 정규 시즌을 조기에 마치게 됐다.

미란다가 빠지면서 두산은 외국인 선수가 모두 이탈하게 됐다. 올 시즌 9승9패 평균자책점 2.98을 기록한 워커 로켓은 팔꿈치 수술을 받기 위해 지난 15일 미국으로 떠났다.

두산은 올 시즌 내내 선발 투수 고민에 빠졌다. 시즌 초반 생각했던 이영하는 선발에서 부진하다가 후반기 필승조로 자리를 옮겼다. 또한 베테랑 유희관은 개인 통산 100승을 간신히 채웠지만, 부진이 이어지면서 선발 한 자리를 채우지 못했다. 대체선발로 나섰던 박종기 현도훈 최승용 등도 확실하게 선발 투수로 자리를 잡지 못했다.

결국 외국인 두 자리가 모두 비어있는 상태로 확실하게 선발 카드로 남은 건 최원준과 곽 빈 뿐이다. 두산은 치열한 순위 싸움에서 시즌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

일단 두산은 27일 SSG 랜더스전 선발로 김민규를 예고했고, 28일에는 곽 빈이 나선다. 이후 KIA와 한화전 선발은 미정인 상황. 25일 키움전에서 77개만 투구한 최원준이 3일 휴식 후 나올 수도 있다. 이영하의 선발 등판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가을야구에 진출해도 걱정이다. 단기전에서 상대 에이스를 만나지만, 최원준을 제외하고는 포스트시즌 경험이 턱없이 부족하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김민규가 두산으로서는 기대할 수 있는 카드다.

6년 전인 2015년 두산은 정규시즌을 3위로 마친 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했다. 당시 두산은 더스틴 니퍼트라는 확실한 에이스 카드를 적극 활용했다. 니퍼트는 포스트시즌 5경기에서 32⅓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0.56의 성적을 남겼다.

LG의 3위까지 확정되면서 두산은 가을야구의 진출할 시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승부를 펼쳐야 한다. 6년 전보다 최소 1경기가 많다.

가시밭 여정. 두산으로서는 미란다가 부상을 털고 오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지만, 일단은 복귀를 장담할 수 없다.

결국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더라도 두산이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위해서는 '깜짝 히어로'의 탄생을 바라야하는 입장이 됐다. 잠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