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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캡 홍정호 사전에 '부상'이 지워졌다..'몸이 더 단단해져'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요즘 전북 현대 캡틴 홍정호(32)를 보고 있노라면 축구선수로 다시 태어났다는 느낌을 받는다.

홍정호는 '하나원큐 K리그1 2021'에서 26일 현재, 팀이 치른 31경기 중 1경기를 제외한 나머지 30경기에 출전했다. 김상식 감독의 배려로 선발에서 빠졌던 31라운드 광주FC전을 빼면 나머지 29경기에서 모두 풀타임을 소화했다. 주변 동료들이 돌아가며 부상을 해도 홍정호는 쓰러지지 않고 수비진을 지켰다. 올 시즌 전북 필드 플레이어 중 최다시간 출전(2776분)이다. 앞으로 3분 더 뛰면 2019년 작성한 개인 단일시즌 최다출전 기록(2778분)을 넘어선다.

과거 홍정호의 커리어를 돌아보면 놀라운 일이다. 각급 연령별 대표팀을 거친 엘리트 수비수로, 한국 센터백으론 처음으로 빅리그(아우크스부르크)에 진출하기도 했던 홍정호는 잦은 부상으로 고생이 많았다. 첫 프로팀 제주 유나이티드 소속이던 2012~2013년 십자인대 부상으로 1년을 쉰 홍정호는 아우크스부르크(2013~2016년), 장쑤 쑤닝(2016~2017년)에서 무릎, 발목, 허벅지 등을 다쳤다. 좋은 모습을 보이다 다치길 반복했다.

2018년 전북 입단으로 K리그로 돌아온 뒤 달라지기 시작했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을 끝마치고 파울루 벤투 현 대표팀 감독이 부임한 뒤 대표팀 경력이 뚝 끊겼지만, 프로선수로서는 한뼘 더 성장했다. 홍정호는 25일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홈경기를 마치고 "2018년 전북에 입단해 꾸준히 경기에 나섰다. 그러다 보니 몸이 더 단단해진 느낌이 든다"며 "주장을 맡으며 책임감이 생기고, 또 매경기 준비를 더 잘하려고 하다 보니 부상도 잘 안 당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예전에는 안전한 수비를 하려고 했다. 전북에 온 뒤로 최강희 감독님이 과감하게 커트하고, 공격수들과 부딪치라고 주문하셨다. 그런 스타일이 나한테 잘 맞았다. 지금은 예전보다 더 노련하게, 또 몸으로 하는 축구를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평가를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몸을 사리지 않았더니 부상 횟수가 줄었다는 '셀프 분석'이다. 홍정호는 인천전에서도 몇 차례나 상대선수와 충돌로 그라운드에 쓰러졌으나, 훌훌 털고 일어나 2대0 무실점 승리를 뒷받침했다.

전북은 '든든한 주장' 홍정호의 남다른 존재감을 바탕으로 31라운드 현재 최소실점 1위를 달린다. 우승경쟁팀 울산(33실점) 보다 3실점 적은 30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현시점 유일한 0점대 실점률이다. 지난 10일 울산과의 현대가더비 포함 ,무실점 11경기에는 빠짐없이 홍정호가 있었다. 홍정호는 수비 라인을 조율하면서도 과감한 전진으로 직접 공을 차단하고, 남다른 피지컬과 점프력으로 공중볼 장악에도 힘쓴다. 뿐만아니라 상대 박스를 향한 장거리 패스로 공격의 시발점이 되기도 한다.

홍정호는 "수비훈련을 정말 많이 했다. 인천전을 예로 들면, 공격수 분석을 철저히 했다. 여기에 정신적으로도 무장했다. 그 덕에 실점도 줄고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 마무리를 잘해서 최소실점 1위와 리그 우승에 힘이 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전주=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