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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타율 1위-경기당 평균 9.86점' 한화 매운맛? '리빌딩 1막'의 결실이다[SC줌인]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고춧가루 본능의 발동일까.

이달 들어 한화 이글스 방망이가 예사롭지 않다. 9월 한 달간 팀 타율이 2할8푼3리로 KBO리그 10개 구단 중 1위다. 팀 홈런(15개)은 전체 5위지만, 팀 도루(16개)와 팀 득점(107점)에선 공동 2위, 팀 타점에선 3위(103점), 희생플라이(11개)와 볼넷(89개), 팀 출루율(0.377)은 1위다.

지난 1주일 간 달궈진 방망이의 공이 컸다. 14일 인천 SSG전부터 21일 대전 LG전까지 한화는 7경기에서 69득점(경기당 평균 9.86점)을 했다. 앞선 12경기서 38득점(경기당 평균 3.17점)에 불과했던 점을 돌아보면 놀라운 반등. 앞선 7경기서 한화가 5득점 미만에 그쳤던 경기는 19일 대전 롯데전(1대3 패) 단 한 경기 뿐이다.

상대한 팀들의 면면도 예사롭지 않다. 7경기를 치르는 가운데 만난 SSG와 키움, 롯데, LG 모두 5강 및 상위권 경쟁을 펼치는 팀. 샘 가빌리오(SSG·5이닝 5실점), 에릭 요키시(키움·5이닝 8실점 4자책), 케이시 켈리(LG·5이닝 6실점 4자책) 등 각 팀의 에이스를 두들겨 점수를 뽑아낸 것도 인상적이었다.

이런 한화의 모습은 시즌 개막 첫 달인 4월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한화는 10득점 이상 경기를 잇달아 만들면서 '다이너마이트 타선 부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당시 파괴력은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빅이닝을 앞세워 승리를 거두고도 마운드 불안으로 대량실점을 헌납하며 패하는 등 기복이 컸다. 팀 타율(2할3푼9리)은 전체 8위에 불과했고, 팀 득점(110점)과 타점(101점), 도루(16개), 희생플라이(3개), 볼넷(98개), 팀 출루율(0.330) 모두 중하위권이었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자신감'을 반등 요인으로 보고 있다. 그는 "득점 생산도 중요하지만, 데이비드 뷰캐넌(삼성) 등 이달 들어 우리가 그동안 공략하지 못했던 투수를 상대로 득점을 만들었던 부분이 컸다"고 지적했다. 또 "이전엔 게임플랜을 준비해도 어려운 상황에 몰려 제대로 실행하지 못했다면, 최근 2주간은 선수들이 자신이 준비한대로 어프로치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상대팀 에이스급 투수를 만나 득점을 만들면서 자신의 루틴에 자신감을 되찾은 게 최근 상승세의 요인이라고 보고 있다.

5개월 간 달라진 타선 구조도 꼽아볼 만하다. 한화는 시즌 전 정은원-하주석-노시환을 타선 코어로 꼽았다. 하지만 리드오프 정은원의 뒤를 받칠 2번 타자의 부재, 4번 타자로 지목했던 라이온 힐리의 부진 속에 효과를 보지 못했다. 후반기에는 '예비역' 김태연과 대체 외국인 선수 에르난 페레즈가 가세했고, 이들이 자리를 잡으며 단단한 구조를 갖추게 됐다. 정은원-최재훈-하주석-김태연-페레즈-노시환으로 이어지는 상위-중심 타선 구조가 정립됐다. 이들 외에도 장운호, 이원석 등 1군-퓨처스(2군) 통합 육성 시스템을 거치며 성장한 선수들도 콜업 후 선발-백업으로 제 몫을 해준 부분 역시 보탬이 되고 있다.

달라진 한화의 모습이 '극적 반등'을 이끌어낼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하지만 수베로 감독은 "마지막 한 달간 얻는 결과물이 내년 시즌 준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눈을 빛내고 있다. 리빌딩 1막 결말을 앞두고 한화는 타선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