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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현장]거스를 수 없는 흐름, '압도적 존재감' 밀레니엄 세대의 등장

[도쿄(일본)=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5년을 기다렸던 도쿄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코로나19 위기 속 그 어느 때보다 조촐하게 치러졌던 대회. 하지만 그 속에서도 새로운 흐름은 반짝였다. 거스를 수 없는 존재감. 2000년대 출생, 이른바 '밀레니엄 세대'의 등장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 펄펄 난 밀레니엄 세대

대한민국은 이번 대회에서 밀레니엄 세대의 활약에 들썩였다. 여자양궁의 안 산(21)은 한국 하계올림픽 역사를 새로 작성했다. 그는 혼성단체전, 여자단체전, 여자개인전에서 금메달을 싹쓸이 했다. 한국 하계올림픽 사상 첫 3관왕에 올랐다. 안 산과 호흡을 맞췄던 김제덕(17)은 깜짝 2관왕으로 세상을 놀라게 했다. 특히 김제덕 특유의 '파이팅'은 코로나19로 지친 국민들께 큰 힘이 됐다.

수영괴물 황선우(18)는 그야말로 초인적인 힘을 발휘했다. 주종목인 자유형 200m에서 한국 신기록을 작성했다. 뒤이어 나선 자유형 100m에서는 아시아 기록을 새로 쓰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는 한국만의 얘기가 아니다. 이번 대회에서 첫 선을 보인 스케이트보드는 그야말로 밀레니엄 세대의 '놀이터'였다. 니시야 모미지(13), 요소즈미 사쿠라(19·이상 일본)는 금메달을 목이 걸었다. 영국의 스카이 브라운(13)은 꼬마 스타로 급부상했다.

수영, 육상, 체조 등 기초 종목에서의 활약도 눈에 띈다. 호주는 여자수영 400m 혼계영에서 올림픽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첼시 호지스와 케일리 맥커운(이상 20)은 호주의 우승에 힘을 보탰다. 특히 맥커운은 이번 대회 배영에서 100m, 200m 금메달까지 목에 걸며 스타 탄생을 알렸다.

중국의 구안 첸첸(17)은 기계체조 여자 평균대에서 깜짝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은메달을 목에 건 탕 시징 역시 2003년생 밀레니엄 세대다. 이들은 '체조 요정' 시몬 바일스(24·미국)보다 더 높은 곳에 올랐다. 육상 4X400m 혼성릴레이에서 폴란드에 금메달을 안긴 주역도 밀레니엄 세대다. 파트리크 그제고르제비치(19)와 코르넬리아 레시에비치(18)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눈물 뚝뚝→희망 미소, 밀레니엄 세대 향한 기대

밀레니엄 세대에 환호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대부분 올림픽 무대가 처음이었던 밀레니엄 세대. 그들은 경기 내용 혹은 결과에 눈물을 뚝뚝 흘렸다. 한국 축구의 미래 이강인(20), 탁구신동 신유빈(17)도 경기 뒤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이들은 밀레니엄 세대 특유의 긍정에너지와 자신감으로 '내일'을 약속했다.

황선우는 자유형 200m 결선 직후 "완주해서 개운하다. 아쉬운 부분이 있다. 일단 100m를 49초에 찍은 기록에 만족한다"며 웃었다. 한국 배드민턴의 미래 안세영(19)도 "많은 분이 해주신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성적이다. 그래도 후회 없이 준비한 만큼 한 게임 한 게임 최선을 다했다. 도쿄올림픽은 이렇게 막을 내렸다. 앞으로 나의 약속을 또 지키며 다음 대회, 또 다음 대회에 더 빛나는 선수가 되도록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스포츠클라이밍 초대 챔피언을 노렸던 서채현(18) 역시 펑펑 울고 난 뒤 "중간에 실수가 없었으면 좀 더 갈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도 힘 다 쓰고 내려와서 괜찮았다. 다음 대회에서는 꼭 리드에서 1등을 하고, 볼더링도 잘하면 더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미소지었다. 서채현의 ID 목걸이에는 전 세계 선수들과 주고받은 배지가 주렁주렁 달려있었다.

도쿄(일본)=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