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도쿄 현장인터뷰]기적의 김연경 '누가 우리의 4강을 생각했을까'

[도쿄(일본)=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누가 우리가 4강 갈거라고 생각했을까 싶다."

'배구여제' 김연경(33)의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4일 일본 도쿄의 아리아케아레나에서 열린 터키와의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8강전에서 세트스코어 3대2(17-25, 25-17, 28-26, 18-25, 15-13)로 역전승했다. 한국은 2012년 이후 9년 만에 4강 무대에 복귀했다. 1976년 몬트리올 대회 이후 45년 만의 메달도 더 이상 꿈이 아니다. 메달까지 딱 한 걸음 남았다. 김연경은 혼자 28점을 몰아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경기 뒤 김연경은 "진짜 그 누가 저희가 4강 갈거라고 생각했을까 싶을 정도다. 원팀이 돼 4강에 가게 돼 기쁘다. 배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이렇게 좋은 배구 보여드릴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터키와 매치업이 결정됐을 때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우리가 VNL에서 한 번 해봤던 팀이다. 감독님께서 전술도 잘 짚어주셨다"고 말했다.

2012년 이후 또 한 번의 4강. 김연경은 "런던 때는 4강의 의미를 잘 몰랐다. 이번에 더 크게 온 것 같다. 그때도 열심히 했지만 이번에는 정말 자신 있게 준비했다고 말할 수 있다. 조금 더 값지다. 오늘도 모든 선수 가 다 코트를 밟았다. 그게 남다르다. 누구든 언제든 뛴다고 생각하면서 준비를 한다. 박은진이 마지막에 서브를 잘 넣었다. 우리는 잘 넣을 것으로 생각했다. 잘 버텨줬다. 5세트 들어가기 전에 '우리가 그동안 5세트에서는 다 이겼다'고 했다. 믿는 구석이 있었다. 고비가 많았지만, 서로의 믿음이 강해 버텼다"고 설명했다.

아찔한 장면도 있었다. 오심이 있었고, 항의 과정에서 카드가 난무했다. 김연경은 "심판 콜이 좀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항의하면 그 다음에 꼭 불어준다. 그런점을 보면서 반응하는 심판이라 생각했다. 강하게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해 강하게 했다. 선수들 모아서 욕도 했다(웃음). 사실 레드카드까지는 몰랐다. 다들 조심해서 했다"며 웃었다.

어려운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김연경은 "8강에 와서는 특별히 할 건 없다. 선수들에게 차분하게 하자고 했다. 5세트 때 앞서고 있었다. 급한게 있어서 차분히 하나만 하자고 했다. 어제 잠 잘 못잤다. 오늘 오전 5시30분 기상했다. 모두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오전 경기 힘들다. 갑자기 잡생각이 많이 났다. 눈 뜨니 아침이었다. 10분?1시간? 잔 것 같다. 룸메이트 표승주엥게 '자니?' 계속 물어봤다. 우리가 다들 힘들게 준비했다. 코로나19 때문에 버블 형태로 국제 대회를 치렀다. 격리하고, 코흐트 훈련하고. 하고 싶은게 많다. 우리는 이걸 위해 버텼구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물러설 곳이 없다. 한 점이 중요하다. 간절함이 들어가야한다. 잘 준비하겠다. 관중이 없어서 제 목소리가 많이 들린 것 같은데 이틀 잘 쉬겠다. 팬들께 진짜 감사하다는 말씀 드린다. 배구가 중요한 경기 승리해 관심 받아 기쁘다. 만족하지 않고 그 이상 잘 마무리해서 보답하고 싶다. 그냥 준비한 만큼 경기할 때 했으면 좋겠다. 준비가 됐다는 것을 믿는다. 최선을 다해 후회 없이 했으면 좋겠다. 오늘은 완전 안 울었다"며 힘차게 발걸음을 뗐다.

도쿄(일본)=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